횡단보도에 안개 그늘막… 지붕에 햇빛반사 색칠… “때이른 폭염 피하자” 아이디어 반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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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쿨루프 지원 대상 확대
강북구, 안개 그늘막 1곳 추가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교차로에 있는 안개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 안개 그늘막은 분무기처럼 주변에 미세한 물입자를 뿌려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왼쪽 사진). 서울 사회복지시설 옥상에서 햇빛을 반사해 건물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Cool Roof)’ 
페인트를 칠하는 자원봉사자들(오른쪽 사진). 강북구·서울시 제공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교차로에 있는 안개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는 시민. 안개 그늘막은 분무기처럼 주변에 미세한 물입자를 뿌려 기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왼쪽 사진). 서울 사회복지시설 옥상에서 햇빛을 반사해 건물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Cool Roof)’ 페인트를 칠하는 자원봉사자들(오른쪽 사진). 강북구·서울시 제공
“진짜로 안개가 나오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25일 오후 1시경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교차로. 횡단보도 앞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던 시민들이 작은 탄성을 발했다. 이 그늘막 아래 서면 머리 위에서 물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신기해하며 물안개를 뿜는 노즐 앞에 손을 대보거나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사람도 있었다. 최모 씨(58·여)는 “그늘막만 있는 것보다 물안개를 뿌려주니 좋다. 확실히 주변 온도를 낮추는 것 같다”며 웃었다. 최소용 씨(28·여)도 “오늘 처음 봤는데 시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북구는 지난해 쿨링포그 시스템을 활용한 이 같은 안개 그늘막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쿨링포그는 물을 미세한 입자로 공중에 분사해 주변 기온을 2∼3도 낮추는 장치다. 최근 미아동 삼양입구 사거리에 1개를 더 설치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시와 자치구는 무더위 대비에 여념이 없다. 무더위 쉼터를 지정하거나 폭염 대처법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이색 폭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폭염 대책은 쿨루프 지원사업이다. 2014년 시행된 쿨루프는 말 그대로 지붕을 시원하게 하는 것이다. 도심 열섬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물 옥상에 햇빛과 열을 반사하거나 방사하는 효과가 있는 밝은색 도료 등을 칠한다. 열기가 지붕에 모이는 것을 줄이는 공법이다. 쿨루프를 시공하면 건물 온도를 1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는 지난해까지 민간업체 후원을 받아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취약계층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 쿨루프를 무상 시공했다. 올해는 예산 3억2000만 원을 편성했다. 지원 대상도 지난해 70곳에서 90곳으로 늘렸다. 특히 도봉구 창3동 도시재생구역 블록 전체 가구에 쿨루프를 시공할 계획이다. 쿨루프 사업을 맡아 수행하는 ‘십년후연구소’ 조윤석 소장은 “블록 전체에 쿨루프를 시공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시는 광화문광장에도 쿨링포그 시스템을 운영하고 서울로7017에는 대형 선풍기를 돌려 강풍과 함께 물안개를 뿌려주는 쿨링팬과 그늘막을 설치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폭염#여름#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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