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갑문 축조 100년… ‘스마트 항구’로 탈바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8일 03시 00분


19일부터 100주년 행사 펼쳐

조수간만의 차와 상관 없이 대형 선박이 상시 입·출항할 수 있게 하는 갑문이 인천항에 설치된 지 100년을 맞았다. 동양 최대, 세계 5위 규모의 인천항 갑문을 선박이 통과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조수간만의 차와 상관 없이 대형 선박이 상시 입·출항할 수 있게 하는 갑문이 인천항에 설치된 지 100년을 맞았다. 동양 최대, 세계 5위 규모의 인천항 갑문을 선박이 통과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제공

인천항 갑문 축조 100년을 맞았다.

1883년 개항한 제물포항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조수간만의 차(약 10m)를 극복하기 위한 갑문(현 인천항 내항 1, 6부두 사이)을 건립했다. 썰물 때 갯벌이 훤히 드러날 정도여서 갑문을 설치해 내항에 물을 가둬 선박이 아무 때나 입·출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갑문을 통해 4500t급 선박 3척, 2000t급 선박 4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현대식 항만이 됐다. 당시 내항의 수(水)면적은 9만9000m².

박정희 정부에서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1974년 5월 동양 최초, 최대 규모의 현대식 갑문을 완공했다. 프랑스 설계기술과 독일 유압기술로 5만 t 및 1만 t급 선박이 동시에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파나마운하와 유사한 형태다.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중공업시대를 여는 중요한 사회간접시설로 꼽혔다.

1990년과 2005년 5만 t, 1만 t급 선박 출입 갑문이 더 지어졌다. 지금도 동양 최대, 세계 5위 규모의 갑문 시설이다. 서해에 있는 북한 남포항도 인천항과 비슷한 규모의 갑문이 있다. 남북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면 2000년대 초·중반처럼 인천항과 남포항을 오가는 선박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만공사(IPA)는 19일부터 갑문 주변 녹지대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등 갑문 100주년 행사를 펼친다.

곰솔 영산홍 감나무가 잘 어우러진 갑문 일대 5만 m²의 녹지가 시민들을 기다린다. 당초 이곳은 출입통제구역이다. 감나무 30여 그루는 시민들에게 3년간 자매결연 형식으로 분양됐다. 이들이 잡초를 뽑고 물을 수시로 주며 감나무를 키운다. 가을에 수확한 감은 이들 시민 명의로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될 예정이다.

갑문에서 월미산 주변 한국전통공원, 바다전망대, 한국이민사박물관, 월미도 문화의길을 10∼40분간 걸을 수 있는 총길이 6.8km의 ‘달꼬리(월미·月尾) 갑문길 도보여행’ 프로그램도 이날 본격 시행했다. 홈페이지(www.icpa.or.kr)에서 예약하면 5∼6월, 9∼10월 금요일마다 두 차례 걸어서 여행할 수 있다.

1, 8부두 같은 인천항 내항 일부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항만 기능을 폐쇄한 뒤 녹지와 문화예술지대로 전환한다. 기존 항만구역은 사물인터넷(IoT)과 정보통신기술(ICT) 같은 4차 산업기술과 접목한 스마트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IPA는 바다의 날인 31일부터 다음 달 2일 인천항과 갑문 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인천항 갑문 개방행사’를 연다. 평소 출입이 통제되는 내항 조경시설 2, 4지구와 갑문홍보관 쉼터를 이 기간 오전 10시∼오후 5시 이용할 수 있다.

김영복 IPA 스마트갑문팀 실장은 “인천항에서 하역하던 컨테이너는 인천신항에서, 잡화와 원목 등은 인천 북항과 경기 평택항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내항의 절반가량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기존 항만을 ICT 기반의 최첨단 시설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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