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레고랜드… 6·13지방선거 쟁점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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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레고랜드 사업 7년째 표류… 완공된 춘천대교 무용지물 전락
“崔지사가 사업 지연 책임져야”… 야당-시민단체, 즉각 사퇴 촉구

레고랜드가 들어설 강원 춘천시 중도와 근화동을 연결하는 춘천대교.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정작 레고랜드 사업이 표류하면서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동아일보DB
레고랜드가 들어설 강원 춘천시 중도와 근화동을 연결하는 춘천대교.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정작 레고랜드 사업이 표류하면서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동아일보DB

강원 춘천시 근화동과 중도를 연결하는 춘천대교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개통은 요원하다. 중도에 추진 중인 종합 테마파크 레고랜드를 위해 다리를 건설했지만 정작 레고랜드 사업은 표류하고 있는 탓이다.

레고랜드 추진 이전 캠핑 명소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도는 현재 황량한 상태로 남아있고 국비 등 858억 원을 들여 만든 춘천대교는 무용지물이다. 강원도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춘천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레고랜드는 정작 7년째 표류 중이다.

이 레고랜드 사업이 6·13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3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겐 가장 큰 약점이고, 자유한국당 후보인 정창수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 측에는 최고의 공격 무기인 셈이다.

이미 한국당은 물론이고 시민단체들까지 최 지사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춘천)은 11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레고랜드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 지사가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성명을 통해 “사업을 시작한 지 이미 7년이 지났고 착공식과 보고회를 세 차례나 했지만 실제로 진척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최 지사는 거짓말만 되풀이하면서 춘천시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처음 제시했던 장밋빛 청사진과는 거리가 멀고 이제 빚잔치가 예고되는 상황”이라며 “최 지사는 사퇴하고 레고랜드 사업은 차기 도지사와 도의회에 넘겨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 강원도당은 논평을 통해 “강원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누누이 밝혀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조기 착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과 시민의 숙원사업을 선거용 당리당략으로 악용하는 게 안타깝고 안쓰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역시 “투명성과 효율성을 갖고 사업 정상화를 진행 중이며 확실한 재원 조달 방안과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도 9일 성명을 통해 “레고랜드 사업에 대해 어떤 해명이나 대안 제시도 없이 선거만을 치르기 위해 최 지사를 공천한 민주당의 처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레고랜드 부실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면 선거 기간 동안 주민감사 청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시민들과 함께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중도 129만1434m² 터에 레고를 소재로 한 놀이공원과 호텔, 상가, 워터파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강원도가 2011년 레고랜드 유치를 선포해 추진됐지만 사업비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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