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누리꾼 “지지자 기만한 안희정에 배신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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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폭로에 분노댓글 쏟아져… 한때 실시간검색 1∼10위 모두 채워
“애처가 행세하더니… 우롱당해”

지난달 25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비서 김지은 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김 씨는 안 지사가 자신을 성폭행한 뒤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jtbc 화면 캡처
지난달 25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비서 김지은 씨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김 씨는 안 지사가 자신을 성폭행한 뒤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jtbc 화면 캡처
안희정 충남도지사(53)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비서 김지은 씨(33)의 폭로가 나오자 누리꾼들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분개했다. 지지자마저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불거졌음에도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안 지사에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여권 지지층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지사 성폭행 폭로의 파장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까지 번질까 우려했다.

5일 오후 8시 반경 김 씨의 폭로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 1∼10위는 ‘안희정’ ‘김지은’ ‘안희정 성폭행’ ‘김지은 정무비서’ ‘안희정 김지은’ 등 안 지사와 김 씨 관련 단어로 채워졌다. 이 폭로를 다룬 인터넷 기사들에 달린 3만 개 넘는 댓글 대부분 “역시 정치인은 믿으면 안 되는 거였다”며 분개하는 내용이었다. 안 지사를 옹호하는 댓글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자신을 친여 성향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과정과 진실을 떠나 매우 화가 난다. 잠시나마 이 나라에 힘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리 생각했던 모든 지지자들을 기만한 안희정을 용서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이 댓글은 5만 건 가까운 공감을 받았다. “안희정이 부인 사랑한다고 애처가 행세하더니 ×레기 같다” “도덕성 결여된 안희정을 보면서 고소인(김 씨)만큼 우롱당한 나도 많이 화가 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안 지사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열혈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의 성토가 줄을 이었다. 안 지사가 1일 올린 3·1절 기념글에는 “몇 년 전부터 당신 이름 석 자 알리겠다고 다녔는데 당신은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당신 때문에 민주당이 ‘그놈이 그놈이다’ 소리를 듣는다” “올해부터 투표권을 가진 아이에게 오래전부터 당신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는데 이제 뭐라고 해야 하냐” 등의 격앙된 글이 이날 오후 11시 현재 200개 넘게 달렸다.

설령 김 씨와의 성관계가 합의하에 이뤄졌다는 안 지사의 해명을 믿더라도 불륜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다. 안 지사의 해명에 대해 “너무 실망했습니다. 합의된 관계? 그게 말이 되나요” 등의 반응도 나왔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대연정을 주장한 안 지사를 빗대 “여자관계도 대연정”이라며 비아냥대는 반응도 있었다.

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 기자


#안희정#누리꾼#기만#성폭행#충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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