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년만 정부 믿고 힘 실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文정부 압박하는 노동계]靑서 상생연대 실천 노사와의 만남
노사정 대타협에 노동계 참여 당부… 보건-금융 노사 모범사례 칭찬도

“노사 양측도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 연대를 실천하는 노사와의 만남’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노사정 대타협에 대한 노동계의 참여를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6월 일자리위원회 첫 회의에서도 노동계에 “적어도 1년 정도는 시간을 주면서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로 ‘좋은 일자리 창출’을 꼽은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짐을 나누고, 격차를 줄여가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특히 노사정 대타협 없이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소득주도 성장’과 ‘사람중심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문 대통령이 “우리 앞에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최저임금 1만 원,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완화, 노조 조직률 제고, 노사협력 문화 정착, 노동생산성 제고”라며 산적한 노동 현안을 하나하나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청와대가 ‘공공상생연대기금’ 관계자들을 초청한 것도 노동계를 향한 압박의 일환이다. 이 기금은 6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폐기에 따라 이미 지급된 인센티브 1600억 원을 노사 협력으로 반납해 마련됐고 공공기관 비정규직 처우 개선, 일자리 창출 등에 쓰인다. 문 대통령은 이 기금에 대해 “설립 과정 자체가 그 자체로 사회적 대화의 모범을 보여줬다. 참으로 고맙고 뜻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1만1000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22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보건의료산업 노사, 100억 원 규모의 일자리 관련 공익 재단을 만든 금융산업 노사도 격려했다.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는 모범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달라는 사인이다. 문 대통령은 경영계를 향해서도 “(노사정 협력이)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고 기업에 혜택이 가는 길임을 인식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노사정 대타협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노동계 전체를 향한 것이지만 사실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노총은 노사정위원회 복귀에 부정적이지만 앞으로 선출될 새 지도부에 일단 손을 내민 것이다. 10월 문 대통령과 노동계와의 대화에 불참했던 민노총에서는 이날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박배일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상생연대#노사#민노총#문재인#대통령#청와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