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소외지역 찾아가는 ‘재능기부 선생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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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학생 등 16명 의기투합… 농어촌 중고교생 학습-진로선택 도와

올 여름방학 때 강원 평창 대화중학교를 찾아 교육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행하는 선생님들’ 대학생. KAIST 제공
올 여름방학 때 강원 평창 대화중학교를 찾아 교육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행하는 선생님들’ 대학생. KAIST 제공
KAIST 물리학과 정원식 씨(24)는 지난해 여름방학 때 울릉도를 3주 여행하다 기이한 현상을 목격했다. 적지 않은 중고교생이 방학을 맞아 학원에 다니기 위해 줄줄이 대구로 떠나는 것이었다. 울릉도에도 사교육 시설이 있고 울릉군도 교육 대책을 마련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아서였다.

여행에서 돌아온 정 씨는 주변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9월 ‘여행하는 선생님들’을 만들었다. 농어촌을 여행하며 중고교생 학습과 진로 선택을 돕자는 취지였다. KAIST 학생 13명, 충남대생 2명, 한남대생 1명이 참여했다.

이후 이들은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을 방문해 교육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전북 부안고와 강원 정선고, 전남 고흥고, 녹동고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연평도 연평중·고교와 강원 대화중(평창), 전남 도초고(신안), 보성고, 경남 남해제일고 등을 찾았다.

자신의 여행 일정에 교육 봉사를 더하는 것이어서 부담도 덜했다. 다만 방문할 지역 및 해당 학교와의 사전 조율이 필요했다. 방학 전 학교나 교육청,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했다. 학습 일정을 사전에 정하고 빈 학교 기숙사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 정 씨는 “고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지 않은 선배들이 찾아가니 학생들이 친근하게 느꼈다. 입시뿐만 아니라 고민을 격의 없이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여행하는 선생님들’은 이번 겨울방학에 11개 학교를 찾을 계획이다. 17일까지 ‘여행자’를 모집한다. KAIST 홍보실 042-350-2291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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