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물림 사고’ , 전문의 “녹농균→패혈증 진행되면 사망률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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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9시 52분


사진=SBS 방송 캡처
사진=SBS 방송 캡처
최근 유명 음식점 한일관의 대표 김모 씨(53·여)가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의 가족이 키우는 프렌치 불독에게 물린 이른바 \'개물림 사건\' 후 녹농균으로 인한 급성 패혈증으로 숨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녹농균이 패혈증으로 진행될 경우 20~30%의 사망률을 보인다고 전문가가 설명했다.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25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감염된 부위나 감염이 된 환자가 어떤 상태냐에 따라 좀 다르지만, 녹농균이 항생제 요법에 의해 잘 조절되지 않아서 패혈증 형태까지 진행을 하게 되면 20 내지 30% 정도의 사망률을 보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엄 교수에 따르면 녹농균은 항생제에 내성이 없어 치료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는 녹농균과 여러 번 항생제에 노출됐거나 다른 형태로 내성을 전달 받아 항생제 치료를 해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내성 녹농균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연 환경의 녹농균들은 항생제 내성이 아닌 경우가 많고 병원 환경에 존재하는 녹농균은 내성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녹농균의 항생제 내성 양상이 달라도 사망률에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엄 교수는 “항생제 내성이 아닌 일반 녹농균에 감염이 되도 환자의 감염 부위나 패혈증 양상에 따라서 얼마든지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물림 사건\' 경우, 김 씨의 녹농균 감염 경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엄 교수는 “환자 분이 입원 전에 두 차례 외래 진료를 보셨던 것으로 돼 있고 어떤 내과적 처리를 받았고, 주사를 맞고. 이런 과정에서 녹농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녹농균이 구강 내에 존재하는 게 어떤 보고에 의하면 전체 균주의 6%까지 달한다는 근거가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시원 가족이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사 소견서를 관련 행정당국에 제출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개의 입을 깨끗이 닦은 뒤에 검사한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선 “녹농균처럼 전체적인 균주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낮은 균들 같은 경우에는 입을 깨끗이 하고 검사하는 경우에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경우는 검사를 한 기관에서 어떤 상태에서 어떤 방법을 사용해 검사를 했는지 밝혀야 판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녹농균은) 일단 자연 환경에서는 토양이나 오염된 물에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토양이나 오염된 물에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하고, 병원을 방문하거나 그런 것을 하실 때는 손을 항상 자주 씻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녹농균은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의 일종으로 감염되면 피오시아닌 색소로 인해 녹색고름으로 보여져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녹농균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병원성을 나타내지 않는 ‘기회성 병원균’으로 저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감염됐을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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