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폭행 사건 피해자 언니 “힘들어 할 가족 때문에 참았지만…당한 만큼 돌려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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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5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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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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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에서 여고생 등 10대들이 또래를 무차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피해자의 친언니는 쏟아지는 격려와 응원에 감사를 표하며 “제 동생이 당한 만큼 꼭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 폭행 사건의 피해자의 친언니는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들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데 정말 일일이 말씀 못드려서 죄송하다. 정말 다들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그냥 다 감사드린다. 일이 잘 해결되는 그 날까지 꼭 힘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릉 폭행 사건은 지난 7월 17일 여고생 A 양(15) 등이 경포 해변과 자취방 등에서 B 양(17)을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다.

B 양과 가해자들은 평소 어울려 지내던 사이였으나 B 양이 자신들의 사생활을 이야기했다는 이유 등 쌓인 감정으로 인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15∼17세로 B 양의 친구이거나 후배였으며 A 양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B 양 역시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B 양은 얼굴 등을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현재 강릉의 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B 양의 언니 C 씨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확산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지난 3일 C 씨는 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관련 기사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링크하며 “어린 애들이 세상 무서운 걸 너무 모른다”고 적었다.

이어 다음 날인 4일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피해자 사진을 올리며 “피해자 가족들 마음이 너무 뼈져리게 느껴진다. 진짜 그 감정은 어떠한 말로도 표현이 안된다”며 “대한민국 법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저런 애들한테 솜방망이 처벌 내리겠지”라고 혀를 찼다.

C 씨는 “법이 이러니 피해자들은 숨기 바쁘고 가해자들은 떳떳하고 당당히 산다”며 “가해자들은 지금 ‘그냥 한번 들어갔다 오지 뭐’ 이딴 심보로 죄의식 없이 잘 지낼 수 있지만 피해자는 몸도 마음도 그 어떠한 것들로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이 아파하고 평생 씻길 수 없을 상처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피해자 가족들은 어떤 줄 알아? 진짜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죽이고 싶은 심정”이라며 “근데 홀로 남겨질 피해자 때문에, 혼자서 평생 아파하고 힘들어 할 아이이기 때문에, 그 생각에 그냥 한순간에 무너져서 아무것도 못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 진짜 너넨 평생 미안해하며 살아. 한사람 인생 이렇게 망쳐놓고 지금도 하하호호 웃으며 쳐 놀고 있을 생각에 소름끼친다”면서 “나도 수백 번도 넘게 생각했다. 세상에 알릴까 하고. 근데 왜 못하는 줄 아느냐? 니네가 무서워서 법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힘들어 할 동생 생각하면 무너져 버려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C 씨는 “가족들한테 이런 일 일어나면 진짜 눈에 뵈는 거 하나도 없어지는데 더 힘들어질 가족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는 거라고. 알아듣니?”라면서 “이 기사(부산 여중생 폭행 관련 기사)보고 찔리고 반성 좀 하라고 올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 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동생 B 양이 당한 폭행 사건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날 밤 자신의 동생이 당한 강릉 폭행 사건을 요약한 것이라며 사건 관련 내용과 증거 사진 등을 게재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피해자의)머리와 몸에 침을 뱉고 수많은 욕설을 내뱉고 가위를 들고 위협을 가하고 수없이 폭행했다”, “휴대전화를 모래에 묻고 지갑에서 돈을 빼갔다”, “신고를 하면 언니를 죽인다고 협박한 것은 물론 폭행 중 영상통화를 (지인에게)걸어 자신들의 만행을 알렸다”, “다음 날 술에 취해 들어와 2차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들이)사건 이후로도 뻔뻔히 사과 한 마디 없이 너무나 당당한 행동들을 지금까지 보였다”면서 “신고가 접수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지만 가해자 중 한 명만 조사를 받지않아 마무리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 씨는 이 같은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으로 수많은 고민 끝에 용기를 냈다”면서 “부산 사건도 그렇고 꼭 소년법 폐지가 돼서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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