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교 곳곳서 1급발암 물질 석면 검출… “중피종암 걸리면 치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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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1일 09시 36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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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1279개 학교에서 지난 여름방학 동안 천장 교체 공사를 하면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학교 학부모들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지난 3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석면이 폐로 들어가면 폐암, 악성 중피종암 등과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소장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라며 “폐로 들어갔을 경우 특수적인 석면암에 걸리는데 악성 중피종암은 발병하면 평균 1~2년 밖에 못 산다”라고 설명했다. 완치는커녕 치료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2007년경부터 석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단계적으로 사용을 금지했다. 특히 공영·공공건물의 경우 ‘석면지도’를 만들어서 공개하게 되어있는데 학교에서는 석면지도를 갖고만 있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최 소장은 지적했다.

방학 동안 석면을 뜯어내고 비석면으로 교체하는 공사가 이번 여름에만 1300여 개 학교에서 진행됐다. 최 소장은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걸 안전하지 못 하게 하거나 엉망으로 하게 되면 더 위험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육 당국에서 석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 소장은 “예산을 내려보내는 교육청에서도 석면에 대해 거의 개념이 없는 상태다. 일반적인 보수공사하듯이 그냥 한다. 교장, 교감선생님들도 사실 석면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석면 철거업체 또한 제대로 교육·훈련이 된 사람들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감리라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객관적인 감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까 학부형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무총리실에서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면은 재개발·재건축 (현장), 학교, 병원 같은 데도 있다. 이거를 관리하는 부처를 따지기 시작하면 의미가 없어진다. 총리실이라는 게 여러 부처에 관계되는 일을 국무 조정 하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야말로 총리실, 더 나아가 청와대 같은 데서도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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