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장 “대산공단 입주기업 지역발전 동참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1일 03시 00분


이완섭 시장 기자회견서 공개 비판

이완섭 서산시장은 30일 시청에서 대산공단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을 촉구하는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사회에 투자하고 공헌하면 그 열매는 기업 구성원들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서산시 제공
이완섭 서산시장은 30일 시청에서 대산공단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을 촉구하는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사회에 투자하고 공헌하면 그 열매는 기업 구성원들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서산시 제공
이완섭 충남 서산시장이 30일 대산공단 입주 대기업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기업들이 환경오염으로 지역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도 오염 저감 대책에 소홀할 뿐 아니라 지역 공헌도가 크게 낮다는 이유다.

그는 이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산시가 국제여객선 취항과 민간공항 유치, 대산항선(철도) 유치에 성공하면서 2030년 인구 30만 도시로 도약을 앞두고 있는데 상생 발전을 도모해야 할 대산공단 입주 기업들은 여전히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들의 지역공헌 등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 시장은 “서산시가 꾸준한 인구 증가와 도시 인프라 확충으로 외형적 발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울산시나 여수시와는 달리 추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마치 ‘공회전만 하며 나가지 못하는 자동차’와 같은 모습”이라고 비유했다.

서산시에 따르면 대산공단의 기업들은 연간 4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공장 증설을 거듭하고 있고 연간 5조 원에 달하는 국세를 납부하고 있지만 지역에 대한 사회공헌은 미미하다. 1989년 세워진 대산공단에는 삼성토탈과 LG화학,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KCC 등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울산의 SK이노베이션은 1020억 원을 들여 울산대공원을 조성했고 여수시의 GS칼텍스는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종합문화예술회관인 예울마루 등을 건립하고 매년 운영비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서산시의 주장이다. 서산시 관계자는 “인접한 당진시의 당진화력만 해도 문예의전당과 종합버스터미널, 다목적체육관을 건립한 뒤 지역사회에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산공단 주변의 주민들은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과 공해로 인해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 유발, 각종 사고의 위협과 불안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입주기업들이 환경오염 저감 대책과 안전망 설치를 무시하고 해결 노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산시는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공동 조사를 통해 대산화학 단지 상공의 공기에서 발암물질인 벤젠 등이 다량 포집됐다고 밝힌 결과를 제시했다.

서산시는 ‘기업 및 지역사회 동반성장 프로젝트’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대토론회로 시민 의견을 수렴하며 지역 국회 및 지방의원과 공조 체계를 구축해 대산공단 입주기업들의 사회공헌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대산공단 기업들에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지역발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해 왔으나 차량 지원이나 소액의 장학금 제공 등 일회적이고 소모적인 지원에 그쳐 공개적인 촉구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런 요구는 시민들의 절실한 요구인 만큼 앞으로 기업들이 지역공헌을 통해 지역주민으로부터 ‘우리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완섭 시장#대산공단#지역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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