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출생아수 13.6% ↓… 5개월 연속 전년대비 두자릿수 감소

  • 동아일보

출산절벽… 수직낙하


한 나라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해마다 10%씩 줄어든다면, 그 나라는 존속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가 직면한 냉정한 현실이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태어난 한국의 출생아 수는 12만9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줄어들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이 많은 연초에 출생아 수 감소율이 두 자릿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감소 폭이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출산과 관련된 통계는 역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대부분 ‘최저’ ‘최하’ 등 부정적인 것들이다. 현실에서 ‘아이들이 줄었다’며 고개만 갸웃거릴 동안, 숫자로 나타나는 통계는 이미 경고를 넘어 ‘쇼크’에 빠졌다.

한국은 2015년 12월 이후 1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가 줄었다. 특히 지난해 12월(―14.7%), 올해 1월(―11.1%), 2월(―12.3%), 3월(―13.1%), 4월(―13.6%) 등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에는 출생아 수가 2만7200명에 그치며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월간 최저치를 찍었다.

연간 출생아 40만 명 붕괴도 가시화됐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지난해 40만6300명으로 1970년 연간 통계 작성 후 최저치였지만 그래도 40만 명은 넘겼다. 만약 지금처럼 10%대 감소율이 이어질 경우 올해 36만 명 출생이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로 보면 향후 출산율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출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혼인 건수인데 젊은층이 결혼 자체를 안 하는 추세다. 이 과장은 “2014년 혼인 건수 급감이 지금 출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데, 지난해 혼인 건수는 그때보다 더 줄었다”고 말했다. 국내 혼인 건수 증감률은 2014년 ―5.4%, 지난해 ―7.0%였다. 여기에 국내 출산 평균 연령인 32, 33세 여성의 수도 매년 두 자릿수 비율로 줄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인구정책은 실패했으며 이제 ‘백약이 무효’한 단계”라며 “정부에서 아예 출생아 수 목표치를 정하고 아이 만들기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출생 감소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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