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세대 소통형’ 청년 창업 프로젝트 본격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청년의 아이디어-은퇴자 경험 결합… 서로의 장점 합쳐 시너지 효과 기대
19일부터 참가자 30명 모집

청춘창고는 56년 된 양곡창고를 허무는 대신 예술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청년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공예창작 공방 등 22개 점포가 들어섰고 각종 공연도 열리고 있다. 저렴한 임대료로 부담을 줄어준 청춘창고는 발상의 전환으로 옛 도심 활성화와 청년 창업 성과를 내고 있다. 순천시 제공
청춘창고는 56년 된 양곡창고를 허무는 대신 예술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청년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공예창작 공방 등 22개 점포가 들어섰고 각종 공연도 열리고 있다. 저렴한 임대료로 부담을 줄어준 청춘창고는 발상의 전환으로 옛 도심 활성화와 청년 창업 성과를 내고 있다. 순천시 제공
생태도시 전남 순천은 주민 28만2000여 명이 사는 도농(都農) 복합도시다. 도심에 대학 3곳이 있어 전체 주민 가운데 25%가량인 7만여 명이 청년층이다. 순천시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년정책에 공을 들인다. 순천의 청년정책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수당 지급과는 달리 창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25% 정도에 불과한 재정자립도를 감안할 때 창업 지원이 더 실효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순천시가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옛 도심 재생과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이라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청년 창업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 청년과 은퇴자의 동반 창업

순천시는 청년과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가 함께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이색 창업을 적극 돕고 있다.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패기, 은퇴자의 경험과 자본이라는 서로의 장점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순천시는 7일 ‘청년 & 은퇴자 세대 융합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 지지대 은퇴자 모집 공고’를 냈다. 12∼16일 읍면동을 돌며 사업설명회를 열고 19∼28일 참가자 30명을 모집한다.

참가자 30명은 2개월 동안 창업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한다. 9월부터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개면접 등을 거쳐 연말에 창업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의미 외에도 청년과 은퇴자가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충훈 시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한 창업이라는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세대 간 소통의 좋은 사례가 된다”며 “각자의 장점을 살린 창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옛 도심의 새 활력, ‘청년 상가’

순천에 들어서는 청년 상가는 옛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56년 된 낡은 양곡창고를 음식점과 예술품 제작 및 판매점 22곳으로 변신시킨 순천역 인근 ‘청춘창고’가 대표적이다.

2월 문을 연 청춘창고에서는 각종 먹을거리와 함께 문화공연, 공예품 제작 체험도 즐길 수 있다. 평일에 2000여 명, 주말에는 3000여 명이 찾는다. 4개월 동안 12만 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데다 이달 말부터 철도 ‘내일로 티켓 여행자(내일러)’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청년창업 ‘챌린지 숍’도 지난달 17일 옛 도심인 순천시 남내동에 문을 열었다. 챌린지 숍은 건강식 의류 초콜릿 판매점과 스테이크 전문점을 비롯해 6개 점포로 꾸며졌다. 시가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고 건물주는 5년 동안 임차료를 동결해 지원한다. 순천시는 챌린지 숍을 10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밥이 유명한 재래시장인 순천 웃장상가 2층에는 지난달 25일 청년들이 운영하는 ‘불타는 청춘웃장’도 개점했다. 14개 점포에서는 스테이크, 순천만 칠게 국수, 수제 로스팅 원두커피 같은 각종 먹을거리를 팔고,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복고풍 음악을 들려주는 DJ박스도 있다.

청춘웃장 정직 회장(27)은 “순천시에서 청년 상가에 임대료 일부를 지원해주는 등 애로사항을 해결해준 것이 성공적인 창업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