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사칭 ‘IS 블랙머니’ 수법으로 1억여 원 뜯어낸 외국인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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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불법자금 처리 비용에 투자하면 거액을 주겠다고 속여 1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라이베리아 국적 A 씨(39)와 B 씨(42)를 구속하고 공범인 신원미상의 외국인 C 씨(여)를 추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아프리카 가나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C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자신을 30대 초반의 한국계 미군 장교인 ‘제임스 김’이라고 속인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남성 3명에게 접근했다.

미군에서 전역한 뒤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한 C 씨는 “IS의 블랙머니 500만 유로(한화 62억 원 상당)를 조만간 한국으로 옮길 계획”이라며 “약품처리 비용만 투자하면 절반을 주겠다”고 꾀었다. 그녀는 “시리아 외교관들이 나 대신 블랙머니를 한국으로 들여갈 것”이라고 했다. C 씨가 말한 시리아 외교관은 미리 연락을 받고 한국에 관광비자로 입국해 있던 A 씨와 B 씨였다.

A 씨와 B 씨를 만난 피해자들은 이들의 말솜씨와 가짜 블랙머니 등에 속아 약품 투자비용으로 모두 1억1700만 원을 넘겨줬다. 사기단들은 가짜 블랙머니에 손 세정제를 뿌린 뒤 세탁하는 척하면서 미리 준비한 실제 돈을 피해자들에게 주는 방식으로 속였다. A 씨와 B 씨는 서울에서 검거될 당시 도로에 400만 원을 뿌리며 경찰의 검거를 피하려고 했다. 충북경찰청은 구속된 피의자들이 동남아시아 지폐도 다량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다른 국가에서도 동종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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