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부작용 논란 건강기능식품 원료 9종 재평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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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등 우선 실시

 “면역력 커지고, 내장은 튼튼하게.” “하루 한 번 먹으면 피부는 윤기가 살아납니다!”

 TV 등 광고로 쉽게 볼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효과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이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보건당국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원료들을 정밀 검사해 유해하거나 효과가 없으면 사용 제한이나 퇴출 등의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효성, 안전성 우려가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재평가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대상 원료들은 프로바이오틱스를 비롯해 다이어트에 쓰이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녹차 추출물, 알로에 전잎, 황기 추출물, 와일드망고 종자 추출물 등 총 9종이다.

 이 중 우선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원료는 프로바이오틱스다. 살아 있는 유산균으로, 신체에 들어간 후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어 유해균을 억제해 장내 균총(菌叢)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소화기 건강, 비만,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등 면역 질환, 피부 미용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홍보돼 관련 제품 시장 규모만 2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긍정적 효과만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여러 균주가 있다. 특정 균주는 장 질환에 도움이 되는 반면에 또 다른 특정 균주는 면역 증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균주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분야에서 효능을 발휘하는 것처럼 광고되는 경우가 많다.

 또 소비자가 식약처에 제기한 프로바이오틱스 부작용 사례는 전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사례(3661건) 중 12%(436건)나 됐다. 지난해 9월에는 국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프로바이오틱스 안전성 토론회를 개최했을 정도.

 프로바이오틱스가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 노인, 중증 질환자에게는 혈액 속에 균이 들어와 온몸을 돌아다니는 ‘균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로바이오틱스로 면역이 과도하게 증가한 상태에서 장 점막이 손상되면 그 사이로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가 균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적 의학저널 ‘랜싯’(2008년)에 따르면 중증 혹은 급성 췌장염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한 결과 사망률이 5%에서 15%로 증가했다. 백혈병 환자 등 면역력이 부족할 때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하면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제한된 효과나 혹시 모를 부작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달 내로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를 열어 프로바이오틱스 등 9종의 원료를 재평가할 계획이다. 홍헌우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정책과장은 “유해하거나 효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사용을 제한하거나 제품을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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