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한글에게 길을 묻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글문화예술제 28일 개막… 사흘간 ‘세계 문자전’ 등 열려
한글사랑 음악회-거리행진도

 ‘2016 한글문화예술제’가 28일 울산에서 개막된다.

 울산 출신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 탄생 122돌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글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30일까지 3일간 다채롭게 열린다. 당초 7∼9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태풍 ‘차바’가 5일 울산 전역에 큰 피해를 입혀 연기됐다. 태풍 피해가 거의 복구된 이후 예술제가 열리지만, 수재민들의 아픔을 생각해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한다고 울산시는 밝혔다.

 주요 행사는 아름다운 한글을 표현하는 ‘대한민국 멋 글씨 공모전’과 인류의 문자 생성과 발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문자전’이 열린다. 또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재현하는 ‘한글 과거시험’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한글사랑 거리행진’ 등으로 꾸며진다.

 개막식은 28일 오후 6시 울산 중구 성남동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다. 문화의 거리에서는 훈민정음과 독립신문 등 옛 한글을 대형 조형물로 표현해 한글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여 준다. 문화의 거리 갤러리에서는 한글 문방사우전 ‘책이 만들어진다’, 한글 서예작품 전시, 문화의 거리 작가들이 표현한 한글 작품전, 옹기에 담은 외솔 어록전 등 예술 형태로 다양하게 표현한 한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가수 박학기, 장필순, 자전거를 탄 풍경, 박시환 등이 참여하는 한글사랑 음악회도 열린다. 30일 문화의 거리 일원에서는 학생 200여 명을 비롯한 시민 500여 명이 참여하는 한글사랑 거리행진도 열린다.

 울산 중구 동헌(東軒)에서도 어린이와 가족,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한글 행사가 열린다. 29일에는 어린이들의 한글사랑 합창제가 열린다. 30일 오전에는 외국인 대상 한글과거시험 재현 행사가, 오후에는 소설 ‘덕혜옹주’의 저자인 권비영 작가가 ‘작가와 함께하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과 창작의 세계를 들려준다. 이 밖에도 전통 한지 체험과 한글 서예 체험, 한글 옷 꾸미기, 우리말 퀴즈, 책과 만나는 한글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린다.

 외솔기념관에서는 ‘문자가 살아있다’는 주제로 문자들의 생성과 발전, 소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세계문자특별기획전시회가 다음 달 13일까지 열린다. 행사 기간(28∼30일)에는 동헌에서 외솔기념관까지 한글 타요버스가 무료로 운행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에서 한글 문화예술제는 국내 유일의 한글 종합예술제”라며 “올해 행사를 통해 울산이 한글문화 중심도시로 자리 잡고 ‘2017년 울산 방문의 해’를 널리 알리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외솔 최현배 선생의 생가는 2009년 9월 울산 중구 동동 613에 복원됐다. 생가 인근의 외솔기념관은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우리말본’ 등 서적 1만여 권, 논설과 추모사 등 친필 원고 106건, 신문과 잡지 등 기고문 40건, 중등말본 등 선생의 저작 도서 29권, 우리말큰사전 6권 등이 전시돼 있다.

 울산 중구는 선생의 고향 일원 40만 m²에 2018년까지 246억 원을 들여 한글교육 등을 위한 ‘한글마을’을 만들 계획이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한글문화예술제#한글#세계 문자전#외솔기념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