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골목투어 활용한 역사문화길 잇따라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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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 문인들 발자취 따라 걷는 ‘대구문학로드’ 2개 코스 만들어
전문 해설사 동행하며 건물 등 설명

대구문학관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곳은 대구문학로드 B코스의 출발점이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문학관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곳은 대구문학로드 B코스의 출발점이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 근대골목투어를 활용한 역사문화길이 잇따라 조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은 대구 출신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여행 프로그램 ‘대구문학로드’를 만들었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하며 문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과 활동 지역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대구의 근대 문학사를 이해하도록 2개 코스로 구성했다.

 ‘근대문학의 태동’을 주제로 만든 A코스는 1900∼1940년대 문인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중구 수창동 대구예술발전소를 출발해 인교동 계산동 일대를 둘러본다. 당시 수창동은 이상화 이장희 이설주 등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와 어린 시절 공부하던 교육기관이 있었다.

 수창초교는 1914년 수창보통학교로 개교했다. 일제강점기 때 문인과 예술가를 많이 배출했다. 근처에 대구은행 북성로지점은 옛 우현서루(友弦書樓)가 있었던 곳이다. 민족시인 이상화의 조부 이동진이 1904년 사재로 건립한 글방이다. 우현(友弦)은 ‘어질고 현명한 인물들과 벗을 삼는다’는 뜻이다. 일제강점기에 애국지사 150여 명이 학문을 익히며 지낸 곳으로 유명하다. 1911년 일제가 민족정신을 말살하려고 폐쇄했다.

 ‘전쟁기 문학예술의 교류’를 주제로 만든 B코스는 1920∼1960년대 거리 모습과 문인들의 일화를 엿볼 수 있다. 출발점인 대구문학관 주변의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는 문화예술인들이 사상을 교류하던 다방이 많았다. 이곳을 자주 찾았던 구상 이윤수 마해송 이중섭 등 문인 및 화가의 이야기를 골목을 걸으며 듣는다.

 A코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B코스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출발한다. 15명 이상 단체는 시간과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홈페이지(www.modl.or.kr)를 참조하면 된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근대 대구에서 활약한 여성들의 굴곡진 삶과 이야기를 골목으로 엮은 ‘대구여성탐방로’를 만들었다. 코스 이름부터 흥미롭다. 반지길은 길의 형태가 반지처럼 둥근 모양이다. 반지를 팔아 국채보상운동에 힘을 보탰던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정신을 기린다는 뜻을 담았다. 눈썹길은 여성의 아름다운 눈썹을 형상화했다. 부드럽고 올곧은 삶을 살았던 여인들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반지길은 근대 여성 20여 명의 인생이 녹아 있다. 동산선교사주택∼3·1만세운동길∼옛 제일교회∼약전골목∼마당깊은집∼종로∼진골목∼염매시장∼이상정 고택∼계산성당으로 이어진다. 눈썹길은 반지길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 진골목까지 같고 1957년 문을 닫은 대구여자경찰서와 지난해 개관한 일본군위안부역사관 등을 연결한다. 반지길이 근대사를 맨몸으로 일군 여성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면 눈썹길은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이겨낸 여성의 삶을 담았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27일 오후 2∼4시 시민 팸투어(사전답사)를 연다. 선착순으로 15명을 모집하고 있다. 신청은 전화(053-219-9973) 또는 e메일(sky@dwff.or.kr)로 하면 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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