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보다 더 해” “금은방 금붙이 ‘둥둥’”…울산 태화시장, 태풍 차바 피해는 인재(人災)?
동아닷컴
입력 2016-10-06 11:072016년 10월 6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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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피해
“이런 광경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 전쟁터보다 더 한 것 같다.”
사진=독자 제공
제18호 태풍 ‘차바’의 급습으로 ‘물바다’가 된 울산 태화종합시장의 상인회의 권영오 사무장은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물이 빠지지 않고 점점 차오르더니 쓰나미처럼 갑자기 몰려왔다”고 전했다.
5일 울산에는 시간당 최대 139㎜의 폭우가 쏟아져 도심이 마비되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태화강이 범람 위기에 놓이면서 14년 만에 ‘홍수경보’도 발령됐다.
권 사무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흙탕물이 갑자기 몰려오기 시작하고 10~20분 지나니 자동차도 떠내려 왔다”며 “영화 ‘해운대’에서 본 딱 그런 광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이 바닥에서 약 2m 높이까지 차올라 차도는 거의 다 수몰됐다. 1층도 완전히 수몰됐고, 약간 낮은 쪽에 있는 2층까지도 물이 10~20cm 높이까지 차올랐다”며 “이곳은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분들이 많다. 특히 어제(5일) 같은 경우는 장날이었다”며 피해가 더욱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선집 냉장고가 다 떠내려갔다. 금은방 가게에서 금, 시계도 떠내려갔다”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뭐라 할 말이 없어서 하늘만 쳐다보고 계시고 그런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권 사무장은 이번 태풍의 피해가 컸던 이유를 두고 “인재(人災)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산 혁신도시)개발공사 하기 전에 공청회가 있었다. ‘보수관이나 하수관이 밑으로 지나간다’고 해서 저희가 제재를 한 적이 있다. 전부 다 가서 데모도 한 적이 있다”며 “결국 공사를 하게 됐고, 이렇게 비가 갑작스럽게 많이 오니까 그 양을 제대로 소화를 못 시킨 것 같다”라며 배수 공사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6일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 6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10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 울산과 경주에서 각각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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