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中관광객, 이번엔 성당서 묻지마 흉기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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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두명 도망가 여성에 반감”… 홀로 기도하던 60대女 마구 찔러
경찰, CCTV로 신원 파악뒤 검거
피해 여성 위독… 영장신청 방침

제주도를 방문한 50대 중국인 남성 관광객이 성당에서 홀로 기도하던 6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중국인 남성은 두 차례 결혼에 실패한 뒤 여성에게 반감을 갖게 됐고 관광차 제주에 왔다가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여성은 생명이 위독하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17일 성당에 들어가 기도하던 주부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중국인 A 씨(51)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제주시의 한 성당 안에서 혼자 기도하던 김모 씨(61)에게 다가가 가슴과 배 등을 흉기로 네 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서 첫째와 둘째 아내가 모두 바람이 나서 도망가는 바람에 (여성들에게)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다”며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을 왔는데 이날 성당에서 기도하는 여성을 본 순간 갑자기 전 아내들이 생각나면서 화가 치밀어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3일 개별적으로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출국 예정일은 22일이다. 경찰은 A 씨가 15, 16일 이틀에 걸쳐 범행이 발생한 성당에 미리 갔던 사실도 확인했다. 범행에 쓰인 흉기는 제주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A 씨는 “과일이나 빵을 자르기 위해 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A 씨의 옷가지가 든 가방을 발견하고 신원을 파악했다. 이어 성당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 A 씨의 모습을 확인한 뒤 추적에 나서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여성 혐오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피해자 김 씨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이날 새벽 미사가 끝난 뒤 성당에 남아 혼자 기도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묻지마난동#중국관광객#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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