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 사업가 사칭 아프리카 사기단 검거…단역 배우도 포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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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직원과 부유한 사업가를 사칭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아프리카 국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 중에는 인기 드라마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도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나이지리아 국적의 E 씨(34)와 카메룬 국적의 M 씨(30)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올해 4월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E 씨는 자신을 코트디부아르 대사관 직원이라고 소개하면서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부호 ‘린다 아모루쉬(Lynda Amrouche)’의 외아들 ‘데이비드 아모로쉬(David Amrouche)’가 한국에서 생활하려고 하는데, 후견인 역할을 하며 유산을 관리할 한국인을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E 씨는 글을 보고 연락해 온 김모 씨(74)에게 “코트디부아르에 보관 중인 유산 367만 달러(약 40억 원)를 국내로 반입해야 하는데 경비가 필요하다”고 꼬드겨 모두 6700만 원을 뜯어냈다.

돈을 받으러 간 M 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커피숍에서 김 씨를 만나 “어렵게 유산을 국내로 들여왔는데 7000달러가 더 필요하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하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M 씨는 국내 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태양의 후예’ ‘마담 앙트완’ 등의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도 있다.

E 씨와 M 씨는 이태원에서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과 어울리다 서로 알게 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의 IP주소 접속지역이 인도 등 외국으로 확인되고, 피의자들이 사용한 휴대전화의 국제전화 착신 지역이 대만, 싱가포르로 확인되는 점 등에 비춰 국제금융사기 조직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E 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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