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화여대 교수 감금 주동자 엄정처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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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닷새째 본관 점거
최경희 총장 “점거 풀고 대화를”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 설립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교수 감금 행위’와 관련해 경찰이 주동자를 엄정히 처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학생들은 교수들의 이동이 자유로웠다면서 감금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학내 문제라고 해도 감금이라는 범죄 행위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채증 자료를 분석해 감금 행위의 주동자들을 신속하게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화여대 본관 건물에 45시간가량 억류된 교수와 교직원 5명을 구조하기 위해 학내에 경찰력 1000여 명을 투입했다.

강 청장은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과잉 진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여학생을 상대로 한 작전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경찰력을 여유 있게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구출작전에서 인원 제압과 검거도 할 수 있지만 학내 사항임을 고려해 구출로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만 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엄단 방침이 전해지자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인 ‘이화이언’을 중심으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한 졸업생은 경찰 연행에 대비해 “주동자가 없다” “(감금) 상황이 종료되고 현장에 왔다”고 말을 맞추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학생들은 억류된 교수들의 이동이 자유로웠을 뿐 아니라 식사와 커피까지 제공됐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감금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청장은 “식사와 통화 허락 등은 감금죄 성립에 중요하지 않다”며 “본인 의사에 반해 3일간 못 나갔으므로 당연히 감금죄에 해당한다”고 일축했다. 피해자들이 3일간 23회나 112에 신고한 사실도 정황 증거로 판단했다.

이화여대 측은 이날 오후 5시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경희 총장은 “공권력 투입은 45시간 구금된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했다”며 “참는 것이 다 관용이고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의견 수렴을 위해 미래라이프대 설립 일정을 중단할 테니 학생들도 점거를 풀고 대화에 나서 달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이영빈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이대#이화여대#미래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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