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검진 늘자… 유방암 환자 36%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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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4만여 명 진료받아… 1인 평균 422만원 들어
‘1기에 발견’ 절반이상으로 껑충

유방암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반면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화된 식습관, 빠른 초경과 늦은 출산 등으로 인해 유방암 위험성이 높아진 가운데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환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4일 건강보험공단은 유방암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011년 10만4293명에서 지난해 14만1379명으로 35.6%나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진료비는 4414억 원에서 5962억 원으로 35.1% 뛰었지만 1인당 평균 진료비는 423만 원에서 422만 원으로 약간 줄었다.

유방암 검진 인원이 324만 명(대상자의 51.5%)에서 368만 명(60.9%)으로 늘어나는 등 초기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이 높아진 덕에 거액의 의료비를 들여야 하는 중증 환자의 비율은 낮아졌다는 뜻이다. 노동영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강남센터 원장(유방외과 교수)은 “예전엔 유방암을 1기에 발견하는 환자가 15%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절반이 넘는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유방에 암 세포로 이뤄진 종괴(만져지는 덩어리)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와 병원을 찾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부가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무료로 지원하는 유방암 검진에서 진단을 받는다.

유방암 환자는 진단받은 뒤에도 5년 이상 살 가능성이 91.5%나 된다. 방사선 치료, 내분비(항호르몬) 요법 등 보조적 치료법이 암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무료 검진이 적용되지 않는 20, 30대 여성은 매달 자가 진단을 하는 게 좋다. 지난해 20, 30대 유방암 환자의 1인당 진료비 부담은 각각 720만 원, 636만 원으로 40대(489만 원)나 50대(403만 원)보다 훨씬 컸다. 20, 30대 여성의 경우 전이성이 강한 ‘악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가 진단은 팔을 들어올린 뒤 손가락 두세 번째 마디로 유방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원을 그려가며 문지르면서 평소와 달리 혹이 잡히는지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고기보다는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음주를 삼가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초경이 빠르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손미아 강원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08∼2012년 9445명이었던 유방암 여성 사망자가 2028∼2032년엔 1만3973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며 여성의 야근, 초과근무 증가 등 노동 조건 악화도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유방암#조기검진#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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