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 지원을 받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영국에서도 지난 10년 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8일 정부 통계 자료를 인용해 부모와 함께 사는 21~34세 성인이 약 280만 명이며 이는 2005년(210만 명)보다 70만 명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영국 최대 보험회사인 아비바는 자체 분석을 통해 이런 캥거루족이 2025년에 38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은 자녀가 20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취업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 품에 더 오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평균 집값은 2005년 18만4000파운드(약 3억1800만 원)에서 지난해 27만9000파운드(4억8200만 원)로 52%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평균 월급은 30% 증가하는데 그쳐 월급쟁이의 내 집 마련은 더 힘들어졌다. 2000년대 후반부터 불어 닥친 세계적 경기침체는 특히 청년층의 일자리 부족과 비정규직 양산을 심화시켰다. 영국 재정연구소(IFS)는 지난해 22~30세 월급이 2008년보다 7%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자녀가 주택을 구입하는데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이달 펴낸 연구보고서에서 소위 ‘엄마아빠통장(Bank of Mum and Dad)’이라 불리는 부모의 지원이 금융권에서 빌리는 총 부동산 대출 자금의 25% 수준까지 늘어나 770억 파운드(약 133조15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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