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자”며 여성들 유인, 1억7000만원 상당 훔친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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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에게 결혼을 미끼로 접근한 뒤 신용카드를 훔쳐 1억7000만원어치를 훔친 일당이 구속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접근해 금품을 훔친 김모 씨(51)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씨는 2월 말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한모 씨(35·여)에게 사업가 행세를 하며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자고 접근했다. 특히 김 씨는 “동거를 하자”는 핑계로 생활비 통장을 만들어 한 씨의 통장과 비밀번호, 보안카드 등을 건네받았다. 이어 김 씨는 3월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투숙한 뒤 이튿날 “이벤트를 해 주겠다. 지갑은 방에 두고 나가자”며 한 씨를 호텔 밖의 한 카페로 불러냈다. 김 씨는 “방에 두고 온 것이 있어 잠시 다녀오겠다”며 모텔로 돌아가 한 씨가 두고 나온 신용카드를 훔쳐 미리 계획한대로 근처에서 기다리던 장모 씨(45) 등 공범 3명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훔친 신용카드로 전화대출서비스를 통해 2600만원을 대출받고 귀금속매장에서 826만원 상당의 골드바 등을 구입했다. 또한 현금인출기에서 470만원을 뽑는 등 총 3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다음 날 피해자들과 연락을 끊은 뒤 훔친 금품을 나눠가졌다.

이런 방식으로 김 씨 일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3월 24일까지 피해자 3명에게서 총 1억72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1990년 강도강간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2011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지만 대부업체에서 빌린 빚에 허덕이다가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공범들은 교도소에서 알게 된 동료에게 소개받은 사람들로 이들 네 명은 합해서 전과 14범에 이른다.

김 씨는 21일 경기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또 다른 여성을 유인하는 모습이 경찰에 발견되면서 결국 붙잡혔다. 경찰은 김 씨의 집에서 필로폰 5.32g을 발견해 이들이 마약을 투약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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