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녀간지 나흘만에…푸틴, 中찾아 가스관 등 에너지 수출 타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19일 20시 43분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AP 뉴시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 20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러시아와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15일 중국을 다녀간 지 나흘 만이다. 또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같은 달에 중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집권 후 25번째 중국을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은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사업을 포함해 양국의 에너지 협력 강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자국의 외교 영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기회로 삼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의 3대 강대국 관계에서 중국이 중심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 선전하려 한다는 의미다.

● 푸틴 “中과 핵심 이익 상호 지지”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영상 연설에서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주권 수호, 통일 등 핵심 이익에 대해 서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해외 방문 전에 영상 연설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통일 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대해 서로를 지지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수호하는 등 국제 질서 안정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나타나는 ‘미 우선주의’ 움직임 등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일 양자 회담, 양국 주요 장관이 배석한 확대 회담, 비공개 차담회 등을 갖기로 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두 정상이 비공개 차담회에서 “솔직하게 논의해야 할 모든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등 논의 전망

크렘린궁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에너지 협력 등 약 40건의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특히 러시아는 중국과 ‘시베리아의 힘2’ 사업의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 러시아의 최북단 야말반도의 천연가스를 몽골 울란바타르 등을 거쳐 중국 베이징 및 상하이까지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러시아는 사실상 서방으로의 에너지 수출이 막혔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세로 러시아군이 지상전과 공중전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 또한 최근 2년 사이 가장 느린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전쟁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겐 빠르면 2030년경 연간 500억 ㎥의 자국 천연가스를 중국에 수출하는 ‘시베리아의 힘2’ 사업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간 가격, 조건 등을 둘러싼 양측 이견이 커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5월 회담에서도 이를 논의했지만, 합의가 불발됐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얘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다. 2026.05.15. 베이징=AP/뉴시스
올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란이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이를 통해 대부분의 수입 에너지를 들여오는 중국의 어려움이 커진 것.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에 대한 필요성도 커졌다. 왕이웨이(王義桅)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란 전쟁은 중국이 (에너지 수입의) 대체 경로를 적극 개발하도록 만들었다”고 평했다.

● 라이칭더 탄핵안 부결

한편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에 대한 탄핵안은 19일 부결됐다. 대만 헌정 사상 첫 총통 탄핵안 표결이었다.

앞서 대만 국민당, 민중당 등 야권은 라이 총통이 최근 입법원(국회)을 통과한 재정수지구분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이 헌법상 의무를 위반했다며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탄핵안 통과에는 전체 의원 113명 가운데 3분의 2인 7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표결 참여 의원 106명 중 56명만 찬성했다. 다만 대(對)중 정책을 둘러싼 대만 내 분열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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