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현병 환자 50만 명, 치료받은 사람은 10만 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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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3일 11시 44분


사진=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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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가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조현병에 대해 한 전문가는 “환자가 약 50만 명인데 지난해 통계를 보면 치료를 받은 사람은 10만 명밖에 안 된다”며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23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조현병을)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적절하게 하면 진행되는 것도 막고 사회생활을 잘 유지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렸던 정신과 질환이다. 감정조절, 자기관리가 잘 안 되며 피해의식, 과대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뇌 속 신경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 환청이나 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는 경찰 조사 결과 2년 전부터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 1월 초 병원 퇴원 후 약물복용을 중단했고 범행 당시 정신분열증에 의한 망상이 심화된 상태였다고 추정되고 있다.

한 교수는 “조현병이나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악화·재발하는 경우 사회적 판단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게 내가 병이라는 생각을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전 공산주의 사회 소련이나 독재사회에서 정신질환과 관련해 구금 등의 기억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강제적인 치료는 인권과 관련 있다고 생각돼 치료를 잘 안 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구권 어느 나라는 생활보호대상자들이 이런 치료를 받는 경우에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지 않으면 생활보호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법이 ‘준강제성’을 갖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개정된 법률안이 강제치료나 강제입원에 대한 규정을 훨씬 더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강제입원제도’를 개선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멀쩡한 사람을 환자로 몰아 입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상대적으로 쉬웠지만 이제는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한 교수는 이를 지적한 것이다.

한 교수는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사회에서 분노의 대상을 찾고 불안해하고 공포에 압도되는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분들이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좀 더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적절히 받지 않으면 본인뿐만 아닌 사회의 안전을 흔드는 경우도 많다”고 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통계상으로 보면 이런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전반적인 그 범죄율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인보다 낮다”며 “다만 본인이 환청이나 망상에 압도돼 일을 저지를 때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한 번 사건이 일어나면 사회가 깜짝 놀라는 경우들이 있다”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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