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현장에 공원-주상복합 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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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4구역’ 정비계획 통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국제빌딩 인근의 용산4구역은 2009년 1월 ‘용산 참사’가 일어났던 현장이다. 재개발 보상대책이 미흡하다며 철거민 등 30여 명이 적정 보상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6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을 입은 곳이다. 이후 시공사 계약 해지, 조합 내부 갈등이 이어지면서 용산4구역 개발은 7년여 동안 중단됐다.

이 용산4구역 일대가 2020년까지 대규모 ‘주거·상업·문화 복합지구’로 탈바꿈한다. 대규모 공원과 주상복합, 공공시설이 어우러진 미국의 배터리파크, 독일 포츠다머플라츠가 모델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용산4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6월 용산 일대를 문화·경제 활성화 중심지로 조성할 것을 지시했고, 올해 2월 조합이 이 제안을 수용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변경안의 핵심은 용산의 역사성, 장소성과 함께 수익성, 공공성까지 확보하는 것이다. 우선 5만3000여 m²의 땅에는 31∼43층 규모의 주상복합 4개 동(1155가구)과 34층의 업무시설 1개 동, 5층 공공시설, 공원인 파크웨이(가칭·1만7615m²)를 조성한다. 9월 공사에 들어가 2020년 6월 공사를 마무리한다.

주상복합 1층의 21%가 넘는 공간은 공공 보행통로로 만든다. 건물 출입구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파크웨이와 연계해 24시간 개방한다. 개인 소유의 주거단지를 공공을 위해 열어두는 것은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다. 공공 보행통로 주변은 6만6000m²의 대규모 휴게·놀이·상업·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

파크웨이는 내년에 조성될 미디어광장(8740m²), 프롬나드(1만4104m²) 등 주변 공원과 연결해 대규모 테마공원으로 만든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광장(1만8840m²)과 서울광장(1만3207m²)을 합한 것보다 큰 4만 m² 규모가 된다. 또 용산역광장∼미디어광장∼파크웨이∼프롬나드∼중앙박물관을 잇는 1.4km의 공원길도 생긴다. 파크웨이 안에는 의자 1000개가 들어가고 공연과 장터가 수시로 열린다. 야외 카페, 책거리 같은 휴식 공간과 커뮤니티 가든도 있다. 기부채납은 도로나 공원 같은 기반시설 대신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1만 m² 규모의 건물로 받아 아동·청소년 예술센터로 꾸민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용산 참사의 아픈 기억을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 현재 기록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조합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용산참사#공원#주상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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