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첫 진료의 “문란한 성생활 탓 감염? 악성 댓글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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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23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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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지카(Zika) 바이러스 감염자의 첫 진료를 맡았던 병원장이 감염자와 첫 진료 후 환자를 돌려보냈던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추측성 악성 댓글 자제를 당부했다.

23일 지카 바이러스 한국인 첫 감염자 A씨(43)의 첫 진료를 맡았던 전남 광양 B병원장은 ‘혹시 모기 물린 게 아니라 브라질에서 문란한 성생활에 의해서 감염된 게 아니냐’는 추측성 댓글에 “작은 동네이기 때문에 이분들(A씨 부부)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며 “두 부부가 아주 성실하시고 인격적으로 훌륭하신 분들인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욕을 얻어먹고 있는 상황이 좀 안타깝다”고 밝혔다.

첫 번째 진료 때 바로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돌려보낸 것에 대해선 “브라질에 다녀왔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평생 잘 경험해 보지 못한 질환이어서 찾아보기도 해야 하는데, 교과서적으로 발진이 있다든지 혹은 점막에 충혈이 있다든지 이런 증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발진이나 다른 기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방문하라고 했다”며 “허리 아픈 사람들이 병원에 왔을 때 누구나 ‘MRI를 무조건 찍어봅시다’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닌 것처럼 개인병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진료를 그 당시에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 약간의 몸살, 열감, 목이 약간 붉어 있는 느낌이 좀 있었고 그 다음에 하필이면 또 요즘 유행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 증상, 즉 약간 메스꺼운 느낌이 있는 경우가 있었다”며 “다른 발진이나 눈에 충혈이 돼 있는 증상이나 이런 것들은 보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감염자가) 처음 병원 방문 때 지카로 확신하기 애매한 부분이 작지 않았다”며 “해당 의사가 왜 신고를 바로 안 했는지 알아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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