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확 바뀐다]공대 신설해 여성인재 수요증가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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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가 혁신 중이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산업간, 학제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종합적인 사고력과 통찰력,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커짐에 따라 이에 대비한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먼저 올해 창학 110주년을 맞아 공과대학을 신설하고 교양교육 과정을 개편하는 등 학제개혁을 이뤄냈다.

또한 캐시클래스, 캡스톤디자인 수업을 시행해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학생을 양성하고 장기현장실습형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실무능력을 겸비한 현장 중심의 인재를 키우고자 노력 중이다.

융합과목 강화, 창의적 사고 육성


우선 교양과목은 지난해 총 7개 영역을 5개 영역으로 줄인 뒤 융합 부문을 신설했다. 또 2개 이상의 학문분야 주제가 결합된 융합교과목 10여 개를 개설했다. 숙명여대의 모든 재학생은 반드시 융합영역에서 1개 이상의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현대사회와 과학기술’이나 ‘과학기술과 사회적 논쟁’과 같은 융합 교과목에는 매년 600여 명이 넘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창의적 사고를 키우고 있다.

숙명여대는 일찌감치 재학생 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가정신 함양, 실무능력이 강조된 현장 중심의 창업교육을 해오고 있다. 종잣돈을 제공해 재학생들이 직접 창업에 나서게 만드는 ‘캐시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캐시클래스란 학생들이 팀을 짜서 사업기획안을 만들어 제출하면, 대학이 초기 운영자금을 장학금처럼 지원하고, 창업과정을 실습하는 형태의 파격적인 실전창업교육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최대 3000달러의 창업자금을 지급해 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미국 밥슨칼리지의 FME(Foundations of Management and Entrepreneurship)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실정에 벤치마킹한 것. 이 같은 방식의 수업은 국내에서는 숙명여대가 처음 시작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이 수업을 통해 총 33개의 학생 창업팀이 배출됐다. 학생들은 팀별로 150만∼200만 원씩 지원받아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고 판매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플랫폼을 활용한 옥외광고대행사를 창업한 서예원 씨는 “단순히 강의실에서 이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종잣돈을 실제로 지원해 창업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체험하도록 하고, 기업가 및 전문가 등 외부자문 멘토링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기업가정신 사례집을 만들어 수업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공대신설, 현장 기업 연계 교육

숙명여대가 지난해 여대로서 유일하게 선정된 장기현장실습제(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은 해외 선진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코업(Co-op·Cooperative education)의 한국형 모델로서 대학교 학업학기와 산업체 전일제 현장훈련을 병행하는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도다. 지난 학기 상경계열, 이공계열 등에서 150명이 넘는 학생들이 100여 개가 넘는 협약기업들에 인턴으로 파견돼 산업현장을 경험하고 돌아왔다. 단순 업무만 반복하는 ‘무늬만 인턴’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성과공유까지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산업현장의 평가가 높다. 실제로 IPP에 참여했던 졸업예정자 19명 중 14명은 인턴을 마친 뒤 바로 취업에 성공했으며 일부 재학생도 취업하거나 입사를 제안 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숙명여대가 올해 공과대학을 신설한 것도 초고령화사회 진입, 학령인구의 감소,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여성인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였다. 우선 여성 공학자에 대한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미래 발전가능성이 높은 화공생명공학부와 IT공학과로 출발했다. BT(바이오테크놀로지), NT(나노테크놀로지), ET(에너지환경), IT(정보기술)분야에서 여성의 강점인 섬세함을 앞세워 우수한 성과를 낼 계획이다. 향후 미래 지향적이고도 여성 친화적인 분야를 선정해 전자 및 기계 분야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대학이 확 바뀐다#숙명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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