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T&G 광고홍보비 100억중 30억 고위층서 리베이트 받은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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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업체 前대표 “고위층에 전달 목적… 친분 있는 광고업체 대표에 건네”
檢, 광고사 대표 영장… 자금흐름 추적

KT&G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광고홍보업체 J사가 KT&G로부터 받은 총 100억 원대 광고홍보 대금 가운데 30억 원가량을 KT&G 고위층과 친분이 두터운 광고업체 A사 권모 대표가 챙긴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돈이 KT&G 고위층에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는 이날 A사 권모 사장에 대해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J사 김모 사장과 박모 전 사장, 전 J사 부사장 김모 씨(L사 사장)에 대해서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뒷돈을 건넨 혐의(횡령 및 배임증재 등)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KT&G 마케팅본부 팀장급 직원 김모 씨는 1억3000만 원대 배임수재 혐의가 적용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KT&G와 KGC인삼공사가 J사에 지불한 총 100억 원대 광고홍보비 가운데 30억 원이 수차례 걸쳐 A사 측 위장 계열사로 입금된 뒤 대부분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검찰은 30억 원과 관련해 “거래를 알선한 수수료 명목이었지만 실질은 A사 대표가 KT&G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명목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J사 전 대표 등에게서 확보했다. 검찰은 권 씨가 KT&G 관계자와 여러 차례 접촉한 단서를 확보하고 A사를 압수수색했다. A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KT&G의 브랜드 광고를 맡아 왔다.

광고홍보업체 J사 김 대표 등은 해외 자동차 회사인 F사를 속이고 광고비를 부풀려 청구해 10억여 원을 타 낸 사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F사 안에서 뒷돈을 받고 이런 사실을 눈감아준 인사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검찰은 J사 김 사장과 L사 김 사장이 기업 광고주 4, 5곳에 금품을 건넨 혐의도 추가로 포착했다.

J사 김 대표와 L사 김 대표는 온라인 미디어렙 업체로 선정되는 데 힘써 주는 대가로 광고용역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광고홍보업체가 광고주에게는 일감 수주를 위해 뒷돈을 건네면서 동시에 하청업체로부터는 뒷돈을 받아 챙기는 갑을(甲乙) 관계의 전형적 비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KT&G 김 씨는 J사로부터 1억 원대 현금을 비롯해 총 3000만 원 상당의 골프와 술자리 향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사건 비리에 백복인 현 KT&G 사장이 연루됐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광고홍보비#kt&g#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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