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名醫’ 류성호씨 박사학위 받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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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서 ‘호남지역 조경수…’ 논문

나무 명의(名醫)로 통하는 류성호 씨(70·사진)가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순천대는 25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류 씨가 ‘호남지역 조경수의 피해 진단 및 방제 사례 분석 연구’라는 논문으로 농학박사 학위를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만학도인 그는 2011년 외국에서 유입된 질병, 병해충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무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박사 공부를 시작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류 씨는 순천농고를 졸업한 뒤 광주대 학사, 석사를 마쳤다. 1979년부터 5년간 담배인삼공사(현 KT&G)에서 조경 업무를 맡았던 그는 1985년 공사를 퇴사한 뒤 광주에 조경회사를 차리고 생계를 꾸렸다.

류 씨는 2004년 전북 순창에 드림건설나무병원을 열고 13년간 수령(樹齡) 200년 이상인 고목 500그루를 치료했다. 2005년 2월에는 누군가가 순창의 한 마을 보호수인 느티나무의 밑부분 껍질을 30cm 너비로 벗겨낸 것을 살려내기도 했다. 전국 최초로 가지 껍질을 이식하는 외과수술을 한 것이다.

류 씨는 ‘나무의사’들 사이에서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을 외과수술로 많이 살려낸 ‘보호수 지킴이’로도 통한다. 현재 그는 전남 순천 신대지구, 순천만정원의 수목을 치료하고 수술하는 등 호남지역 나무 살리기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류 씨는 “죽을 때까지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살리고 생을 마치고 싶다”며 “더 많은 대학 후배들이 나무 치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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