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사옥 553m 랜드마크 세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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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옛 한전 터 개발’ 서울시와 사전협상 마무리… 2021년 완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서울 강남구 옛 한국전력 부지에 105층짜리 신사옥과 대규모 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시설이 들어선다. 현대차는 그 대신 1조7491억 원을 공공기여금으로 내놓는다. 서울시와 현대차는 17일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전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곳에는 2021년까지 총 6개 건물이 신축된다. 이 중 최고층 건물인 553m 높이의 현대차 신사옥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는 정사각형의 수직타워 형태로 지어진다. 보통 초고층 빌딩은 바람을 견디기 위해 고층부로 갈수록 면적이 줄어들지만 GBC는 고층부와 하층부의 면적 차이가 거의 없다. 그 대신에 외벽에 대각선이 교차하는 형태의 건축부재를 설치해 내구성을 높이면서 독창적 디자인을 강조한다. 이곳에서는 1만3000여 명이 일하게 된다.

서울시는 799.13%의 용적률을 허용했다. 법정 최대 한도는 800%. 이곳에는 또 40층 높이의 호텔·업무동과 공연장, 판매시설, 국제 수준의 전시장, 컨벤션 등도 들어선다. 공연장은 기존 제안보다 1.5배 확대된 총 2400석 규모로 지어진다.

GBC 설계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시민과 관광객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점이다. GBC는 현대차가 쓰는 전용 건물이지만 꼭대기 2개 층(104, 105층)은 개방된 전망대로 활용된다.

신축되는 6개 건물 모두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가능하다. 또 부지 중앙에 폭 40m의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해 코엑스와 탄천, 잠실운동장을 연결하는 보행 축도 만든다. 현대차는 “개방성과 공공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비롯한 대중교통 체계 강화와 함께 주변 교차로 구조를 개선하고 단계별 수요 관리를 시행하는 등의 교통 개선 대책 방향도 마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의 미래 경제를 견인하는 랜드마크이자 세계인이 즐겨 찾는 MICE 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내놓는 공공기여금 1조7491억 원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에 필요한 교통 인프라 확충과 잠실 주경기장 정비 및 공원 조성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공공기여금 용도를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강남구는 공공기여금이 영동대로 통합 개발에 우선 배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기본적으로 주변 기반시설 조성에 쓰기 때문에 대부분 강남구에 투자된다고 보면 된다”며 “강남구에서도 크게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상황으로 이미 원만하게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GBC 개발 계획과 일정이 확정되면서 강남구 송파구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동은 강남구 다른 동에 비해 아파트 단지가 드문 곳이지만 2014년 9월 현대차가 이 땅을 사들인 뒤 2개월 만에 아파트 거래량이 3배 이상 뛰었을 만큼 개발 효과를 크게 누렸다. 수도권의 전반적인 주택시장 회복세가 꺾이면서 최근 거래는 주춤해졌지만 굵직한 개발사업이 첫 삽을 뜨는 만큼 일대 주택 및 상가에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올해 말 롯데월드 타워(송파구)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삼성동과 잠실동을 잇는 지하철 9호선 주변 지역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획 추진 초기에 이미 부동산 가격이 뛰어 당장 추가적인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강남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돼야 개발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천호성 기자
#공공기여금#현대자동차#한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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