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동문 다룬 다큐 10일 방영

  • 동아일보

‘초원처럼 넓은 비행장에 선 채 나는 아침부터 기진맥진한다. 하루 종일 수없이 비행기를 날리고 몇 차례인가 풍선을 하늘로 띄웠으나 인간이라는 나는 끝내 외로웠고 지탱할 수 없이 푸르른 하늘 밑에서 당황했다.’(풍선기 1호 중)

충북 청원(현 청주시) 출신의 시인 신동문(1927∼1993·사진)의 일생과 그의 문학정신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8시 40분 방영된다.

CJB청주방송이 제작한 ‘시(詩)처럼 뜨겁던 이름, 신동문(辛東門)’(연출 이재선)은 4·19혁명의 시대정신을 노래한 ‘아! 신화같이 다비데군들’의 시인이자 출판인, 논객인 신 시인의 생애를 다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 시인(1955년)은 1950, 60년대 개성적인 시를 발표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6·25전쟁 때 군인으로 참전하기도 한 그의 시들은 전쟁의 참혹함이나 체험 대신 내적 절망을 통해 반전(反戰) 의식과 현실 비판의 편린을 간접화해 보여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재선 PD는 “생전에 신 시인과 교류했던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문학평론가인 염무웅, 유종호 선생 등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고독했지만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시인 신동문’이 지금의 어려운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이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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