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여중생 아버지 체포, 숨진 여중생 절친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 맞았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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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2월 4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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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여중생 아버지 체포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 가까이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목사 아버지 이모 씨(왼쪽 사진)와 계모 백모 씨가 3일 유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부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중학생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 가까이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목사 아버지 이모 씨(왼쪽 사진)와 계모 백모 씨가 3일 유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부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부천 여중생 아버지 체포, 숨진 여중생 절친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 맞았다더라”

13세 여중생 딸을 빗자루 등으로 5시간 때려 숨지게 한 뒤 11개월가량 방치해 ‘미라 상태’로 만든 40대 목사부부에 대해 경찰이 4일 구속 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단순 실종 사건으로 묻힐 뻔한 이번 사건은 지난해 말 인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재조사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이 양의 친구 A 양으로부터 “이 양의 몸에 멍이 있었고 ‘부모로부터 맞았다’고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

이 양의 절친한 친구 A 양은 경찰에 “친구가 지난해 3월 15일 가출한 직후 만났는데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었다. 물어 보니 ‘전날 맞았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A 양은 동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친구가 지난해 3월 사망하기 전 마지막 가출했을 때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을 찾아간 이유도 갈 데가 딱히 없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이 양과 함께 학교를 다닌 친구들은 “평소 표정이 어두웠고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고 했다. 친한 친구에게만 가끔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 씨는 2007년 전처와 사별한 뒤 2009년 백 씨(40)와 재혼했다. 그러나 자녀들과 계모 사이에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아들(19)은 가출해 따로 살았으며 큰딸(18)은 지인 집에서, 숨진 이 양은 2012년경부터 백 씨의 여동생(39) 집에서 살았다.

이 양은 부모와의 갈등을 피해 백 씨의 여동생 집에서 지냈지만, 그곳에서의 생활도 힘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A 양은 “친구가 ‘함께 살던 계모의 여동생도 무섭고 엄하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백 씨의 딸도 “엄마가 언니(이 양)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며 자주 혼냈다”고 했다.

한편 경기 부천소사경찰서는 3일 딸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목사인 아버지 이 씨와 부인 백 씨를 긴급 체포했다. 또 2년간 이 양을 데리고 있던 백 씨의 여동생도 폭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3월 17일 오전 7시부터 5시간 동안 집에서 이 양을 빗자루 등으로 때렸는데 같은 날 오후 7시경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4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나 살인 혐의로 이 씨와 백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영장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4일 오후 9시 전에 구속 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체포 영장의 만료시간은 48시간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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