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GyengBuk]“올바른 인성이 진정한 실력”… 화랑의 魂을 가르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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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닮은 경북교육]화랑정신이 살아있는 경북교육
경주 남산의 화랑교육원 ‘반듯한 청소년’ 육성 앞장
교육청 차원에서도 실천 호국과 봉사, 창의력 교육

경북도교육청 신청사. 서원 건축의 공간 배치를 본 떠 지었다. 경북도청과 700m가량 떨어져 있다.
경북도교육청 신청사. 서원 건축의 공간 배치를 본 떠 지었다. 경북도청과 700m가량 떨어져 있다.

경북교육은 신라 화랑을 닮았다. 경북 경주 남산 자락에 있는 화랑교육원은 1973년 5월 개원한 후 지금까지 청소년과 재외동포 자녀, 교사, 사관생도 등 38만여 명의 ‘새 화랑’을 배출했다. 지금은 모든 시도교육청에 학생수련시설이 많지만 당시에는 국내 처음 설립한 학생수련시설이었다. 신라화랑이 호연지기를 키우던 남산의 전통을 이어 인성이 반듯한 청소년을 육성하기 위한 취지였다.

화랑교육원은 아시아경기 등 국내외 주요 체육대회의 성화 채화 장소로, 2002년에는 월드컵 국가대표팀 훈련장소 등으로도 활용됐다. 13만5000여 m²의 넓은 터에 자리 잡은 화랑교육원을 둘러보면 반듯한 삶을 추구한 화랑의 정신이 배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경주 남산 자락에 있는 화랑교육원. 개원 후 38만 명이 이곳에서 연수했다.
경주 남산 자락에 있는 화랑교육원. 개원 후 38만 명이 이곳에서 연수했다.

연수생들은 ‘화랑의 맹세’(서로 사랑하고 배우고 익힘, 부모와 어른을 공경함, 믿음으로써 서로 사귐, 정의와 양심에 따른 행동, 불굴의 의지로 창조와 개척에 앞장 섬, 어진 마음가짐으로 일을 처리함, 근면 검소 겸손 협동하는 자세, 나라를 위하는 자세)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신라 원광법사가 화랑에게 가르친 세속오계를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경북교육은 바른 길을 추구한 화랑의 정신을 교육현장에서 기본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강하다. 요즘은 올바른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경북 교육은 오래전부터 반듯한 인성을 교육의 중심으로 실천한 셈이다. 1998년 경북도교육청이 펴낸 ‘경북교육 50년사’는 경북교육에 대해 ‘샘이 깊은 물은 어떠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내를 이루어 바다에 이르듯, 우리의 조상이 이 땅에 살면서 시작한 경북의 교육은 어떠한 역경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멀리 그 향기를 더해 갈 것이다’고 했다.

난치병 학생 돕기는 그런 향기를 잘 느끼게 해준다. 경북도교육청은 백혈병 근육병 심장병 같은 난치병으로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난치병 학생 돕기를 전국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런 일은 정부가 보건복지 차원에서 실행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지원이 어려운 점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몸이 아파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며 즐겁게 공부하지 못하는 현실은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구미도서관 독도체험관에서 유치원생들이 사서의 지도로 독도를 체험하고 있다.
구미도서관 독도체험관에서 유치원생들이 사서의 지도로 독도를 체험하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사회단체 등이 마음을 모아 시작한 이 ‘교육 운동’은 시나브로 확산됐다. 학생들은 동전을 모으고 교직원이나 학부모 등은 행사를 열어 생긴 수익금 등을 보탰다. 퇴직한 교육감은 자녀들이 팔순 기념으로 해외여행 경비로 준 500만 원에 용돈 500만 원을 보태 1000만 원을 성금으로 내기도 했다. 명예퇴직한 교육청 간부는 명퇴수당 1700만 원 중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이런 정성이 모여 지금까지 성금 160억 원가량이 모였다. 이 가운데 1162명에게 93억 원을 지원했다. 상당수 학생은 건강을 회복해 학교로 돌아와 공부를 하고 있거나 졸업했다.

독도 교육은 유치원 때부터 교육과정에 넣어 가르친다. 독도 바르게 알기 행사와 독도 지킴이 동아리 활동도 각 학교에서 활발하다. 경북도와 연계한 경북의 4대 정신(화랑 선비 호국 새마을)도 연구시범학교를 지정해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인성과 창의력이라는 교육의 기본은 올바른 마음가짐에서 제대로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교육철학이다.

경상도 사람은 표현력이 약하다는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어울림 3담꾼’ 프로그램은 2011년 도입 후 경북 학생들의 표현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입담 재담 정담 등 3가지 말하기 능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지역별 학교별 경연대회를 열고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해 3담꾼이 많아지도록 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도입에 따른 토론학습이 중요해지고 대입 면접이나 훗날 취업 면접, 가정생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한 장기적인 목적도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마음껏 펼 수 있는 동아리도 올해 4500개, 2018년까지는 1만 개를 만든다. 모든 학생이 한 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한 가지 운동을 익히는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경북에는 전체 학교의 30%가량인 371개 학교가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이다. 교육부 기준으로 60명 이하 학교는 통폐합해야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은 본교 15명, 분교 10명 이하 학교를 대상으로 학부모 3분의 2가 찬성할 경우 통폐합하고 있다. 통폐합 대상 학교라도 통학거리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해 통폐합 추진이 곤란할 경우는 제외한다. 행정편의주의보다는 소규모 학교의 전통과 역사, 지역사회의 기여 등을 배려하기 때문이다. 특별 프로그램을 제공해 소규모 학교가 도시학교에 비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학생의 꿈과 교직원의 보람, 학부모의 만족, 교육공동체의 감동 등 경북교육의 4대 과제는 이처럼 반듯한 인성의 토대 위에 추진되고 있다. 경북의 학생과 교사들이 각종 전국 대회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교육청은 기관 평가에서 높은 신뢰를 받는 배경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것이 ‘명품! 경북교육’의 모습이다. 임종식 경북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학생들이 소질과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교육의 목적을 충실히 실천하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학교 현장에서 교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열정을 발휘하는 분위기가 되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학교: 1668개

(유 711, 초 476, 중 275, 고 193,특수 8, 각종학교 5)

학생: 34만1006명

(유 3만9215, 초 13만314, 중 7만7723,고 9만310, 특수 1515, 각종 학교: 1240, 방송통신고: 689)

다문화 가정 자녀: 5236명(전체의 1.5%)

교원: 2만5913명

직원: 3822명

연간 재정규모: 3조8468억 원

직속기관:

23개 시군 교육지원청, 교육연구원(안동), 교육연수원(구미), 교육정보센터(경산), 화랑교육원(경주), 과학교육원(포항), 학생문화회관(포항), 학생해양수련원(영덕), 구미 안동 상주도서관·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종합 1위

·교육부 지방교육재정 운영 평가 1위

·전국 교육연수원 평가 최우수

·인적자원개발우수기관 3년 연속 인증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도 단위 2위

·인성교육 실천사례연구대회 전국 최다입상

·교실수업개선연구대회 최다 입상

·특성화고 취업률 56%

·마이스터고 취업률 95%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 대상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대상

·대한민국 창의인성 한마당 동아리 대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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