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남편 따라간 40대 아내, 阿 풍토병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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駐르완다 대사관 참사관 부인
식사후 통증… 병원 갔지만 원인 몰라, 케냐로 이송중 비행기 안에서 숨져

아프리카에 근무하던 젊은 한국 외교관의 부인이 풍토병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외교부는 3일 “주(駐)르완다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안모 참사관의 부인(41)이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남편을 따라 아프리카 생활을 자처했다가 변을 당했다.

평소 건강했던 고인은 지난달 30일 식사를 한 뒤 체기를 느낀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즉시 르완다의 수도인 키갈리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가 진찰을 받았으나 “원인을 모르겠다. 더 큰 병원으로 가라”는 처방을 받던 도중 쓰러졌다.

아프리카에서 의료 환경이 가장 낫다는 케냐로 이송됐으나 비행기 안에서 절명했다. 워낙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는 바람에 손쓸 겨를조차 없었던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부검을 했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라는 사실 이외에 정확한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지가 계절이 바뀌는 시기여서 수인성 풍토병으로 짐작할 뿐이다. 안 참사관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현지 근무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시신은 화장해 국내로 들여왔으며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빈소에 외교부 간부를 비롯한 동료, 친지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발인은 4일이다.

외교관이라고 하면 ‘와인을 마시며 파티에 참석하는’ 화려한 생활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우가 많다. 르완다만 하더라도 국제사회 원조로 의료시설이 개선된 편이지만 한국에 비해 의료 수준은 턱없이 낮다. 2009년에도 카메룬에 근무하던 유홍근 참사관(40)이 과로로 순직하는 등 외교관 본인과 가족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외교관#풍토병#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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