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안면기형 어린이들 얼굴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환한 웃음’ 찾아준 아름다운 의술 2題
SK, 20년간 3572명 무료수술… “아이 제대로 밥먹던날 온가족 눈물”

올해 SK그룹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타인호아 병원에서 안면 기형 수술을 받은 베트남 어린이들이 수술 후 정서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해 웃고 있다. SK그룹 제공
올해 SK그룹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타인호아 병원에서 안면 기형 수술을 받은 베트남 어린이들이 수술 후 정서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해 웃고 있다. SK그룹 제공
“우리 아이가 정상적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날, 온 가족이 웃으면서 밥 먹다 결국 다 같이 울었습니다.”

한국 의료진과 SK그룹 임직원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15일(현지 시간) 한걸음에 베트남 북부 타인호아 지역 아동병원으로 달려온 쩐자꿘 씨(32)가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그의 세 살배기 아들 쩐딘득아잉 군은 지난해까지 선천성 구순구개열이 심각했다. 음식이 코로 역류해 제대로 먹지 못했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쩐 군은 다행히 지난해 SK그룹이 지원하는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수술’을 받았다. 이제 쩐 군도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이 1996년부터 베트남에서 벌여온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수술 사업이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22일 SK에 따르면 쩐 군을 비롯해 이제까지 사업의 지원을 받은 베트남 어린이는 올해 수술을 받은 144명을 포함해 3572명에 달한다. SK는 20주년을 기념해 11일부터 18일까지 타인호아 아동병원에서 세민얼굴기형돕기회와 함께 축하행사를 벌였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및 베트남 의료진 30여 명을 비롯해 SK 임직원, SK 대학생 자원봉사단이 참가했다.

SK 관계자는 “1990년대에 SK텔레콤이 베트남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면서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의 영향 때문인지 유독 안면기형 어린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이 사업은 한때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행사를 주관했던 SK텔레콤이 베트남 이동통신 사업을 접으면서 현지 봉사활동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시로 2013년부터 SK그룹 차원의 행사로 확대됐다. 최 회장은 2009년에는 베트남 의료봉사 현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베트남 타인호아 인민위원회 주석 응우옌딩승 씨는 “베트남에는 매년 2000명꼴로 선천적 얼굴기형 아이들이 태어난다”며 “SK의 도움을 통해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은 아이들이 자라 베트남의 든든한 청년 일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베트남#안면기형#sk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