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굿모닝 굿뉴스]호흡곤란 승객 살린 해경 교육생의 선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03시 00분


“응급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정지빈 님 같은 솔선수범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17일 해양종합교육훈련기관인 해양경비안전교육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한 교육생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국철도공사 승무원인 김모 씨는 해양경찰과정 228기 교육생 정지빈 씨(25·사진)의 선행을 알리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씨가 전하는 상황은 이랬다. 12일 오후 5시경 서울 용산에서 전남 여수를 향해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가 경유역인 전남 곡성역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승객들의 비명이 들렸다. 20대 초반의 승객 A 씨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입과 코에서 거품을 흘리고 쓰러진 것이다. 이를 본 주변 승객들은 당황하며 자리를 피했다. 이때 정 씨가 의자에 쓰러져 있는 A 씨에게 재빨리 다가가 목을 뒤로 젖혀 기도를 개방하고 타액이 흘러들어 가지 않게 닦아주며 승무원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신속한 기도 개방과 조치 덕분에 A 씨는 1분 후 정신을 차렸다. 다음 역인 전남 구례역에서 승무원의 연락을 받고 대기 중이던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치료를 받고 현재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 김 씨는 해양경비안전교육원에 “정 씨가 신속하게 응급처치 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젊은 의대생인 줄 알았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정 씨는 올해 2월 중국어 특채로 입사해 신임 해양경찰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주말을 맞아 경기 평택시 고향 집에 들렀다가 여수에 있는 해양경비안전교육원으로 돌아가던 중에 이런 상황을 겪게 됐다. 내년 1월 순경으로 임용되는 정 씨는 “교육과정 중 하나인 응급처치를 배운 대로 했을 뿐인데 과분한 칭찬을 받아 부끄럽다”고 겸손해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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