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말 산업 1번지’로 성큼 다가서는 영천시

  • 동아일보

운주산 승마장 거점 조련시설서 7월부터 미국산 ‘쿼터호스’ 훈련
생산-유통 등 말산업 경쟁력 높여… 말죽거리 조성 등 관광기반도 확충

경북 영천시 임고면 운주산 실외승마장 산악 코스에서 동호인들이 말을 타고 있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 임고면 운주산 실외승마장 산악 코스에서 동호인들이 말을 타고 있다. 영천시 제공
경북도와 영천시는 다음 달부터 임고면 운주산 승마장에 있는 거점 승마 조련시설에서 미국산 쿼터호스 망아지를 훈련시킨다. 쿼터호스는 400m를 빠르게 달리는 단거리용 말이다. 최대 시속 80km로 보통 경주마(60km)보다 빨라 경주에 많이 활용된다. 올해 씨말 50마리를 들여왔으며 이 중 자연교배로 생산한 망아지 30여 마리를 조련시켜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한 마리당 들어가는 조련 비용 420만 원의 60%(252만 원)를 농가에 지원한다. 조련된 말은 몸값이 1500만 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경북도는 2013년부터 씨말 140여 마리와 교배용 수컷 2마리를 들여와 14개 시군 39농가에 보급했다.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쿼터호스 전용 승마대회와 산악 관광 승마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영천시는 ‘말(馬) 산업 1번지’ 도약을 꿈꾸고 있다. 최근 구미 상주 군위 의성 등과 함께 말 산업 특구에 지정돼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천은 말의 생산과 육성을 중심으로 유통 관광 레저를 포함한 종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쿼터호스 보급의 중심이 될 승마 조련시설은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말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추진했다. 최근 1만7700m²에 말 번식센터와 조련장 경매장 교육장 등이 들어섰다. 대구 포항 구미 경주 등 11개 시군이 기르는 말 700여 마리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퇴역하는 경주마(연간 400여 마리)를 승마용 말로 훈련시킨다. 말 조련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승마장 등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영천시가 키운 경주마가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말 도시(馬都·마도)’ 알리기에도 적극적이다. ‘스타영천’(3세)은 올해 3월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1400m에 출전해 우승했다. 영천시는 지난해 제주에서 이 말을 구입했다. 말 산업 육성과 2018년 개장 예정인 경마공원을 알리기 위해서다. 영천시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 조교사의 관리와 훈련을 받고 있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 기반도 확충하고 있다. 완산동 영천공설시장 인근에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말죽거리(240m)가 조성된다. 말에게 먹이를 주고 편자를 교체했다는 말죽거리 지명이 지금까지 전해온다.

최근 말 산업 도시 브랜드인 ‘스카이 런 영천’도 선보였다. 말의 고장이라는 정체성과 2008년 특허청에 상표 등록한 별의 도시, 특화단지 조성에 따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항공우주산업의 비전을 담았다.

영천 경마공원은 금호읍 성천리 일대 148만 m²에 조성 중이다. 땅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8월 착공할 예정이다. 영천에는 지난해부터 시민 말타기 운동이 활발하다. 승마장 5곳에서 매년 2만 명 이상이 승마를 즐긴다. 승마대회도 현재 1개에서 2018년 4개로 늘릴 계획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쿼터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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