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美채권 유통하려던 일당, 호텔비 안내고 달아나려다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6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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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미국 채권 25조 원 가량을 유통시키려 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미국 정부의 문장이 찍힌 1억 달러짜리 위조 채권 247장을 유통하려 한 혐의(위조사문서증권행사)로 홍모 씨(54)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홍 씨 등은 위조한 채권을 이용해 자금 세탁을 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돈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 성동구의 한 호텔에 머물며 위조 채권으로 자금력이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이 호텔 프런트에 맡긴 철제 상자 안에는 그랜트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와 미국 정부의 상징인 독수리 문양이 그려진 위조 채권, 채권 원본 필름, 가짜 미국 중앙은행 인증서와 국제 통용증서가 들어 있었다. 이들은 채권 발행연도가 1934년으로 인쇄돼 있는 것에 착안해서 화학약품을 이용해 철제 상자와 채권을 부식시켜 오래된 진품인 것처럼 만들기도 했다.

홍 씨 일당은 호텔 숙박비 90만 원을 내지 않고 달아나려다 붙잡혔다. 호텔 측은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들이 맡겨 놓은 철제 상자도 함께 넘겼다. 미국 정부에 채권의 진위 여부를 문의한 결과 해당 채권을 발행한 적이 없다는 답변이 왔고, 경찰은 이들을 검거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위조 채권을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만큼 공범이 있는지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며 “10~15년 전에 유행한 위조 채권 사기가 다시 등장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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