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년]“못이룬 꿈 하늘서…” 학생들 눈물의 추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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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않는 갈등]서울 초중고 애도행사 잇따라

세월호 참사 1주년인 16일 서울지역 각 초중고교에서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서울 강동구 선사고에서는 오전 8시 10분 전 교실 스피커에서 학생회의 추모방송이 흘러나왔다.

“아직 많은 이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았는데 어느새 1주기가 됐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간 친구들을 잃은 슬픔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부디 우리가 어른이 된 후에는 이번 사건에서처럼 무능한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 이어 교사와 학생들은 추모 동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에서 당시 세월호에 갇힌 학생들이 “우리 살 건데!” “나는 살고 싶은데!” 소리치는 장면이 나오자 학생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학생들은 세월호가 자신의 생각과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3학년 1반 최민아 양(17)은 참사 이후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최 양은 “내가 사고를 당했다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셨을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손다혜 양(17)은 “사고가 나고 처음에는 전원 구조라고 나오다가 점점 상황이 바뀌었던 일이 똑똑히 기억난다”며 “우리가 과연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동영상 시청을 마친 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엽서를 썼다. 엽서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머물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도봉구 월천초 5, 6학년 학생들은 노란색 색종이로 나비를 접으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6학년 5반 안소영 양(12)은 “언니 오빠들을 놔두고 먼저 도망친 어른들을 보면서 참 나쁘다고 생각했다”며 “노란 나비에 언니, 오빠들의 못 이룬 소망을 담아 하늘나라에서 부디 꿈을 이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서현 양(11)은 “아픔을 겪었을 희생자 가족들을 비웃거나 조롱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이끈 김두림 교사는 “세월호 사고 이후 모든 교사들의 마음에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금천구 신은초와 강북구 유현초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플래시몹 행사가 열렸다. 금천구 가산중 학생들은 오전 9시 수업 직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진 뒤 다양한 추모 문화제 행사를 열었다.

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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