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JEI 재능교육과 함께하는 스토리텔링 수학]적도∼북극 거리 나눠 1m 정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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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표준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길이 단위가 필요해요!

아주 옛날부터 많은 사람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나라를 세우면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길이 양 무게를 재는 기준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길이의 단위를 아주 중요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큐빗’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1큐빗은 팔을 뻗었을 때 가운뎃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의미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사람마다 팔의 길이가 다르니, 당연히 1큐빗도 다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큐빗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왕의 팔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왕이 바뀌거나 죽어 새로운 왕이 즉위하면 왕의 팔 길이가 달라져 1큐빗의 길이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척 혼란스러웠죠.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고자 사람들은 바뀌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길이 단위가 필요했고, 그에 따라 ‘야드’나 ‘피트’ 같은 길이 단위가 생겨나게 됐습니다. ‘야드’와 ‘피트’를 정한 것은 영국의 헨리 1세였다고 합니다. 헨리 1세는 자신의 팔을 앞으로 쭉 뻗었을 때 코끝에서부터 손가락 끝까지의 거리를 1야드로 정했다고 합니다. 또한 엄지발가락 끝에서 뒤꿈치 끝까지의 길이를 1피트로 정했고요. 이처럼 특정 사람의 몸의 길이를 이용하여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보편화된 길이 단위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기준이 되는 길이가 필요해요!


길이를 재기 위해서는 이처럼 기준이 되는 단위가 필요한데 이를 ‘단위길이’라고 하죠. 가까운 거리를 나타낼 때는 한 걸음 정도 되는 길이인 ‘보(步)’를 사용하고, 짧은 길이를 표현할 때는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한껏 벌린 길이인 ‘뼘’을 사용하는 것은 길이를 재기 위해 ‘보’나 ‘뼘’을 단위길이로 사용한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까운 거리는 ‘보’, 짧은 길이는 ‘뼘’을 단위길이로 사용하는 것은 길이를 재기 위한 적절한 단위길이의 선택이라 볼 수 있고요. 알맞은 단위길이를 선택하여 길이를 잰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물건이 몇 번으로 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얼마가량 된다’, ‘어느 정도 된다’ 등으로 길이를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길이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의 세분된 단위가 필요하죠.

표준화된 길이 단위가 필요해요!


약속을 정해 누구나 같은 단위길이를 사용해 불편함을 해소하자는 요구가 많아지자, 학자들은 명확한 기준의 세분된 길이 단위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1m를 어느 정도의 길이로 정할 것인지 고민하다, 프랑스의 탈레랑이란 사람의 제의로 많은 학자들이 모여 1m의 값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1m는 적도에서 프랑스 파리를 거쳐서 북극까지 이어지는 거리를 1000만분의 일로 나눈 값이었죠. 이처럼 많은 학자가 모여 1m의 길이를 정하고, 그것을 세분하여 cm(센티미터), mm(밀리미터)와 같은 표준화된 단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아이들은 비교적 긴 길이 단위인 m보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보게 되는 물건의 길이를 나타내는 cm와 mm를 먼저 학습하게 됩니다. 이때 cm와 mm 길이 단위의 필요성을 알게 한 후, cm와 mm의 개념을 자의 눈금을 보고 길이의 양감을 느끼며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림 1]에는 cm와 mm의 관계에 대해 잘 나와 있습니다. 자를 이용해 실제로 물건의 길이를 재는 활동을 통해 아이는 각 단위의 관계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물건의 길이는 먼저 물건의 한쪽 끝을 자의 눈금 0에 맞춘 다음, 물건의 다른 한쪽 끝의 눈금을 읽으면 된다고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1cm=10mm’라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이번에는 mm를 cm로 나타내거나 cm를 mm로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 말해 주세요. 예컨대 35mm는 ‘3cm 5mm’로 나타낼 수 있고, 7cm 4mm는 74mm로 나타낼 수 있음을 알려 줌으로써 단위 환산을 쉽게 연습할 수 있답니다.

물건에 따라 적합한 길이 단위를 사용해요!

그렇다면 이런 물건의 길이만 길이 단위로 나타낼 수 있을까요? 아니죠. 사람의 키, 건물의 높이, 강의 길이 등 생활 속 대부분을 모두 길이의 단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다양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단위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림 2]처럼 칫솔의 길이를 잴 때 km(킬로미터)를 사용하는 건 부적합하겠죠. 칫솔이 그렇게 길지는 않으니 말이죠. 또한 강의 길이를 cm로 재는 것도 부적절하겠죠. 그렇게 짧은 강은 없을 테니까요. 따라서 적절한 길이 단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각 단위가 나타내는 길이에 대한 양감이 있어야 합니다. 요컨대 곤충처럼 아주 작은 대상의 길이를 잴 때는 mm를, 키나 건물의 높이 등을 잴 때는 cm보다 더 큰 단위인 m를, 나라 사이의 거리는 km를 사용한다는 점을 알려 주세요.

자가 없던 시절에는 사람의 몸이나 물건을 사용해 길이를 쟀지만, 몸은 사람마다 길이가 다르고 물건은 정확한 길이를 표현하는 데 딱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생겨 cm나 m 같은 길이 단위가 필요하게 됐습니다. 아이가 각각의 단위를 활용해 물건의 크기에 따라 적절한 단위를 선택하여 길이를 나타낼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길이 단위들의 관계를 알고 표현할 수 있다면, 길이 단위 학습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호원 재능교육 스스로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
#적도#북극#거리 표준#탄생#길이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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