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꼬부부였는데…” 치매 걱정하던 노부부 음독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20시 43분


코멘트
“잉꼬부부였는데…치매 때문에”

29일 낮 12시 전남 해남군의 한 가정집 안방에서 A 씨(84)와 A 씨의 부인(85)이 농약을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며느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같은 마을에 사는 며느리는 점심을 차려주기 위해 시부모의 집을 찾았었다. 119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확인한 결과 A 씨의 부인은 이미 숨져 있었다. 전남 목포시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 A 씨도 29일 오후 6시경 치료를 받다 숨졌다.

전남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최근 말이 어눌해지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초기 치매증상을 보여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부인도 초기 치매증세를 앓고 있었고 거동이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이장 홍모 씨(45)는 “A 씨 부부를 마을에 봤을 때 늘 조용했고 사이가 좋은 잉꼬부부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 부부가 치매를 앓는 것을 고민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남군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A 씨 부부가 정신은 명료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치매진단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662만4000명 가운데 64만8000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