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세월호 참사 딛고… 진도에 희망이 싹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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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축제’ 61만명 몰려 성황
제주 등 전국에 직거래장터 열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나서

20일부터 4일간 전남 진도군 고군면 일대에서 열린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 61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렸다. 세월호 참사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진도군은 이번 축제와 전국도민체전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고 있다. 진도군 제공
20일부터 4일간 전남 진도군 고군면 일대에서 열린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 61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렸다. 세월호 참사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진도군은 이번 축제와 전국도민체전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고 있다. 진도군 제공
#1. 전남 진도군은 20일부터 4일간 열린 ‘제37회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축제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축제는 대성황을 이뤘다. 관람객은 지난해와 비슷한 61만 명이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도 8만6462명이 찾아 역대 최다였다. 입장권만 5억9000여만 원어치가 팔렸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지난 1년간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경제적인 타격이 심각했다”며 “이번 축제가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 진도군은 5일부터 10일까지 제주시를 찾아 ‘농수특산품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진도산 특산물 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을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지역 특산물인 홍주 울금 구기자 조청 미역 등 50여 가지 청정 농수산물을 선보였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이 ‘찾아가는 민속공연’을 펼치고 특산품 시식 시음코너도 운영했다. 진도군수가 품질을 보증하는 농수특산물을 생산자가 직접 판매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집중 홍보해 2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진도군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올해 전국에서 10여 차례 직거래장터를 열기로 했다.

○ ‘절망의 섬에서’ ‘희망의 땅으로’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보배의 섬’ 진도가 희망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구조에 나섰던 진도군 팽목항 인근 조도면 주민 81명은 18일 2박 3일 일정으로 안산시를 찾았다. 안산시 초청을 받은 관매도와 동거차도, 서거차도, 맹골도, 대마도 주민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265명의 영정이 안치된 합동분향소를 참배하고 단원고 학부모 등 희생자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열린 초청행사에서 주민들은 당시 구조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시청했다. 김철곤 안산시 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은 조도면 주민대표 조이배 씨(74)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거차도에 사는 정해석 씨(67)는 “이번 행사에서 안산시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진도군민과 안산시민이 함께 아픔을 이겨내고 상생하는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진도군은 세월호 참사 1주년 때 특별한 공식행사를 준비하지 않는 대신 팽목항 일대에서 열리는 위령제 등 행사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 도민체전 성공 개최 만전

진도군은 다음 달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54회 전남도민체육대회를 세월호 참사 1주년을 감안해 조용하면서도 내실 있게 치르기로 했다. 1월 전남체전 조직위원회 발대식을 가진 이후 지난달 전남도, 전남도교육청, 경기단체, 전남 22개 시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회 참가 요강과 경기장 방문 등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군은 이번 대회 슬로건을 ‘보배로운 진도의 꿈, 하나 되는 전남의 힘’으로 정하고 군민이 주도하는 대회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군민 자원봉사자 800여 명을 모집했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사용했던 실내체육관 내부를 수리하고 주경기장인 공설운동장을 리모델링해 확장했다. 대회 기간 선수와 임원 6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숙박시설을 점검하는 등 손님맞이 준비도 마쳤다. 대회를 알리는 대형 아치와 현수막, 꽃 조형물 등은 세월호 참사 1주년 행사가 끝나면 곳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장재필 진도군 전남체전준비기획팀장은 “1914년 군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치러지는 도민체전이어서 군민 기대가 크다”며 “침체됐던 지역 분위기를 바꿔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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