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고즈넉한 古宅관광, 글로벌 숙박 브랜드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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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道, 호텔신라-제일기획과 협력… 고택 체험 패키지 조만간 선보여
종가음식 메뉴 등 개발 외국인 유치

지난해 경북 경주시 서악서원에서 숙박 체험을 마친 관광객들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난해 경북 경주시 서악서원에서 숙박 체험을 마친 관광객들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경북도 제공
“한밤중 나그네처럼 지나간 빗소리, 고즈넉한 고택의 정취를 잊을 수 없습니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농암종택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체험 소감이다. 이 집은 조선시대 유학자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종택으로 현재 후손이 살고 있다. 절벽 아래로 굽이치는 낙동강 옆에 위치한 종택은 자연생태 탐방과 차 예절, 탁본, 전통혼례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족단위 체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경북지역 고택을 찾는 관광객은 매년 10% 이상 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8만2100여 명(외국인 1만4500여 명)이 19개 시군의 고택 및 한옥 숙박시설 278곳을 찾았다.

경북도는 지역에 풍부한 고택을 세계적 숙박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에 맞춰 삼성과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삼성의 경영 및 서비스 기법을 접목해 경북의 명품 고택 체험 코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6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추진하는 한(韓)스테이 시범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고택사업 활성화와 한국형 숙박문화체험 개발을 위해 시작했다. 홈페이지와 24시간 콜센터를 구축했고 모바일 등 전자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경북도는 문화재 가치가 높고 건립한 지 70년 이상 된 고택 296채를 사업장으로 선정했다. 올해 20∼30채를 대상으로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김일환 경북도 관광진흥과장은 “유럽 등에서는 역사문화의 특성을 살린 숙박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가 오래된 성(城)을 체험장으로 활용하는 ‘지트 프랑스’ 모델을 경북 고택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와 제일기획이 고택 활성화 사업을 이끈다. 호텔의 각종 서비스 매뉴얼을 고택에 지원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삼성은 홍보물과 책자, 홈페이지에 한스테이 브랜드와 명칭을 알린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 관광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고 해외 관광객이 경북의 고택을 찾도록 홍보한다.

우선 호텔신라 투숙객이 경북 고택을 체험하는 패키지 관광 상품부터 조만간 선보인다. 제일기획은 고택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호텔 국제행사에 참가하는 외국인과 해외 바이어에게 종가 음식도 맛보도록 할 계획이다. 호텔 요리사들이 종가 음식 메뉴도 개발한다. 삼성은 경북 고택을 직원들의 숙박업소로 선정해 이용토록 하는 한편 계열사의 워크숍과 휴가철 캠프, 예절교육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경북도는 고택뿐 아니라 한옥 관광 기반도 넓힌다. 숙박 브랜드 가치와 관광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 7월 이전하는 경북도청 신도시에는 700채의 한옥 마을이 들어선다.

도청 신청사 인근에는 2019년까지 객실 100개의 한옥형 호텔을 짓는다. 올해 10월에는 공사비를 낮춘 한옥 표준 설계도 공개한다. 경북형 한옥 대중화 시대를 앞당겨 관광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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