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황선, 보수단체 반발속 대구 토크콘서트 강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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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신은미 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가 9일 대구 중구 동성로 동성아트홀에서 열렸다. 대구=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재미교포 신은미 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가 9일 대구 중구 동성로 동성아트홀에서 열렸다. 대구=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재미교포 신은미 씨(53)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40)이 진행하는 대구 토크콘서트가 보수단체 반발 속에서 강행됐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는 9일 오후 7시 반 대구 중구 동성로 동성아트홀에서 '북녘 어린이 돕기'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에 앞서 신 씨는 7시 입구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종북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왜 종북인가? 정말 궁금해서 묻고 싶다. 마녀사냥에 가까운 여론 몰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 대상은 북녘이 아닌가. 그들의 삶을 그대로 전하고 우리의 삶도 알려서 서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내가 오작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 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토크콘서트를 했지만 반대 단체의 원천 봉쇄를 뚫고 언론 집중 조명 속에서 행사를 열기는 처음"이라며 "종북 몰이처럼 비춰지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토크콘서트가 열린 동성아트홀은 2004년 9월 문을 연 독립영화관이다. 최근 세월호 구조 당시 논란이 됐던 '다이빙벨' 영화를 대구에서 처음 상영했고 올해 3월에는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특별전을 마련해 사회적 이슈가 됐던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했다.

신 씨의 토크콘서트는 6·15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 때 남북 정상이 만나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나는 악성 바이러스와 비교되는 종북 몰이의 감염자"라며 "전염성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주신 관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앞에서는 보수단체의 항의 집회가 2시간가량 열렸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구지회를 비롯해 재향경우회 대구지회, 한국자유총연맹 대구시지부, 고엽제전우회 대구지부 등 4개 단체 200여 명이 토크콘서트 강행을 비난했다. 이들은 '북녘 오가며 친북 활동하는 신은미는 북으로 가라!' '신은미 황선 그렇게 살만하면 북으로 가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이석열 대구시지부장은 "신 씨의 주장처럼 (북한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라면 최근 탈북자들이 제기한 토론에 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북 세력임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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