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희태 출석요구서…“朴 前의장 진술만 남은 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15시 43분


골프장 여성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상임고문 박희태 전 국회의장(76)에게 경찰의 출석요구서가 16일 발송됐다. 강원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박 전 의장에게 출석요구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고 이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수사상 피의자 신분이 아닌 피혐의자(피내사자) 신분이며 출석요구서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출석해야 한다. 출석 요구 장소는 춘천시 동내면의 강원청 성폭력특별수사대 사무실이다. 경찰은 박 전 의장이 출석 불응시 2, 3차 출석요구서를 보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사실상 박 전 의장의 진술만 남아있는 상태"라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적 혐의가 입증되면 피혐의자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11일 오전 10시경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일행과 함께 골프를 치다가 담당 캐디 A 씨의 신체 일부를 수차례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12일 오후 원주경찰서를 방문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조사를 받았다. 이어 사건을 넘겨받은 강원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13일 해당 골프장을 방문해 A 씨의 동료 및 관리자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한편 A 씨는 11일 오전 8시경 라운딩을 시작해 10시경 9홀을 마친 뒤 자진해서 캐디 교체를 요청할 때 까지 박 전 의장의 신분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추행 사실을 상급자에게 알린 뒤 추가 확인 과정에서 박 전 의장이 유명 정치인임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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