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공립 대안학교 교사 폭언-폭행 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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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뺨 때리고 모욕적 언사 내뱉어”… 경남꿈키움학교 학부모들 대책요구
道교육청 일부교사 연루 파악… 박교육감, 진상조사-강력조치 주문

“이게 학생을 중심에 두는 경남교육입니까.”

경남도교육청이 공립 대안중학교로는 처음 개설한 경남꿈키움학교(교장 양수만)에서 교사들이 상습적으로 학생을 때리고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남꿈키움학교의 정상적 대안교육을 바라는 학부모 모임’(대표 공상석)은 3일 “경남도교육청이 이 학교에서 일어난 비교육적인 사안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기자회견과 1인 시위, 교육감 항의방문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교장을 포함한 교사의 전면 교체, 교장 공모제 도입, 대안 교육에 적합한 교사 선발, 교사 학부모 학생이 참여하는 교육감 직속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방학식 날 성적표를 먼저 뜯어봤다는 이유로 교사가 학생 멱살을 잡고 뺨을 여러 차례 때렸으며, 수업 시간에 떠들었다고 남학생 젖꼭지를 잡아당기고 뺨도 때리는 등 상습적인 폭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청소 시간에 빠진 학생은 창틀에 다리를 올리고 엎드려뻗쳐를 해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일부 교사는 학기 초에 ‘너희 부모들이 귀찮아서 이 학교에 보냈다’는 취지로 말하며 입에 담아서는 안 될 표현도 썼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일부가 부적응 학생일지 몰라도 대다수는 진정한 대안교육을 기대하고 입학했다”며 “아이들의 꿈을 키우기는커녕 그들의 희망을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상 조사에 나선 경남도교육청은 교사 9명 가운데 4명이 폭언과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했다.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면담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담당 장학사는 “욕설을 하거나 뺨을 때린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만 학부모 주장 가운데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인 박종훈 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확한 조사와 강력한 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진주시 이반성면 길성길 옛 진산초등학교 자리에 개교한 꿈키움학교는 학생 34명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체험과 인성 위주의 교육을 통해 꿈과 마음과 끼를 키워준다’는 게 이 학교의 학습목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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