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천재화가 이중섭 발자취 고스란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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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일동에 이중섭거리 조성… 갤러리-전망대-포토존 등 꾸며

부산 동구 범일동에 조성된 이중섭 거리의 첫 번째 갤러리 모습. 동구청 제공
부산 동구 범일동에 조성된 이중섭 거리의 첫 번째 갤러리 모습. 동구청 제공
천재 화가 이중섭(1916∼1956). 그는 1950년 6·25전쟁 당시 북한 원산에서 일본인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92)와 두 아들을 데리고 부산으로 피난 와 동구 범일동 판잣집에서 살았다. 그가 부두에서 막노동을 할 당시 그린 작품이 유명한 ‘범일동 풍경’이다.

그의 삶과 작품이 범일동에서 부활한다. 부산 동구는 범일동에 ‘마사코 전망대’와 ‘이중섭 갤러리’ ‘희망길 100계단’ 등으로 꾸민 이중섭 거리를 준공하고 13일 개소식을 갖는다.

이중섭 거리는 부산은행 범천동지점에서 마을광장까지 400m 구간이다. 작가의 부조 흉상으로 시작되는 거리는 그림 타일로 꾸민 갤러리, 숫자로 보는 이중섭 연대기, 거리미술관, 희망길 100계단, 판잣집 화실 포토존, 전망대로 구성돼 있다.

거리 진입부는 그의 평생지기인 시인 구상에게 복숭아 그림을 선물해 쾌유를 빈 이야기를 동판과 타일에 옮긴 첫 번째 갤러리로 꾸며졌다. 바로 옆에는 그의 연대기가 거리 벽면에 새겨졌다. 이어 액자로 장식된 거리미술관이 나온다. 청색날개 수탉과 홍색날개 암탉이 재회의 입맞춤을 하는 ‘부부’를 비롯해 ‘구상네 가족’ ‘봄의 아이들’ ‘길’ ‘은지화’ 등 그의 대표작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곳을 지나면 희망길 100계단이다. 담벼락에는 그가 일본의 가족에게 보낸 그림 편지와 생전 사진으로 꾸민 두 번째 갤러리가 설치됐다. 그의 부인과 두 아들은 생활이 어려워 1952년 일본으로 떠났고, 이후엔 그림 편지로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했다.

거리 끝자락에는 마사코 전망대가 위치하고 있다. 동구는 4억6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8월부터 거리 조성 공사를 했다. 개소식에서는 마사코 여사의 영상 편지도 공개된다. 정영석 동구청장은 “이중섭의 이야기에 새로운 옷을 입혀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취지로 이 거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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