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 씨(35)는 지난달 13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교회에 가기 위해 경기 의정부시의 집을 나섰다. 서울에서 버스를 갈아탄 고 씨는 실수로 교통 카드를 버스 단말기에 두 차례 찍었다고 생각했다. 고 씨는 버스 기사에게 "이중 결제가 된 것 같으니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기사는 "결제 시스템 상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 씨는 거듭 확인을 요구하며 기사와 실랑이를 했지만 결국 버스를 그냥 내릴 수밖에 없었다.
화를 참지 못한 고 씨는 '소심한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길가를 둘러보니 어른 주먹 두 개 정도 크기의 큼직한 돌멩이가 보였다. 고 씨는 돌을 주워들고 서울 은평구 불광동 길모퉁이에 서서 버스나 지나가길 기다렸다. 이윽고 한 시내버스가 다가오자 고 씨는 앞 유리창을 향해 있는 힘껏 돌을 집어 던졌다. 날아간 돌은 앞 유리 번호판의 아랫부분을 깨뜨렸고 버스가 급정거하자 고 씨는 황급히 도망쳤다.
기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 잡힌 고 씨의 머리 형태와 옷차림을 근거로 탐문수사를 한 끝에 25일 만인 이달 8일 고 씨를 검거했다. 은평경찰서는 고 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고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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