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원 수사팀장이 증언유출 소송 말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유우성 사건 수사 지휘한 李처장, 탄원서 낸 탈북자 찾아가 회유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류자강·34) 씨 항소심 공판에서 있었던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탈북자의 비공개 증언 사실이 북한에 유출된 의혹과 관련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 이모 처장이 탈북자 A 씨를 찾아가 “증언 유출을 문제 삼지 말라”며 회유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 처장은 유 씨 사건을 지휘한 국정원 수사팀장이며 간첩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기소 대상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병현)는 비공개 증인 출석 정보가 북한과 언론에 유출돼 북한의 자녀들이 행방불명되는 등 피해를 봤다는 A 씨를 9일 불러 고소인 조사를 했다. A 씨는 “북한에 정보가 유출된 것을 조사해 달라며 재판부에 낸 탄원서가 언론에 보도된 날 이 처장과 부하 직원 한 명이 쇠고기 선물세트를 사들고 사무실로 찾아와 ‘아들과 딸을 찾아 줄 테니 소송을 포기하라’고 설득했지만 거절했다”면서 대화 음성이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증인 출석을 부탁하고 증거조작 의혹 폭로로 국정원이 수세에 몰렸을 때 언론 인터뷰에 나서 달라고 요청한 사람도 이 처장이라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에서 A 씨는 “지금이라도 국정원이 사실을 시인하고 진정한 사과를 하면 고소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씨는 7일 북한으로 증언 정보를 유출한 사람과 언론에 탄원서를 유출한 사람을 모두 찾아 처벌해달라는 내용(공무상비밀누설죄 등)의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국가정보원#유우성 사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